관료 출신 사외이사 절반이 5대 그룹에 몰려

2013-05-31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국내 20대 그룹 사외이사 489명 가운데 관료 출신 인사는 192명이며 현대자동차그룹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20대 그룹 사외이사 489명 가운데 관료 출신은 192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39.3%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법조와 세무, 공정위 등의 공직자를 아우르는 수치로, 2곳 이상 겸직자 20명이 포함돼 있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 SK그룹(회장 최태원), CJ그룹(회장 이재현), 롯데그룹(회장 신동빈), 두산그룹(회장 박용만)에만 91명이 포진해 있었다. 192명 중 47.4%가 5대 그룹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셈이다. 다른 회사 사외이사를 겸직한 20명 중 3명이 5개 그룹에 소속하면서 총 94개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94개 사외이사 자리를 그룹별로 살펴보면 현대기아차그룹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22명으로 가장 많고, SK그룹이 20명, CJ그룹은 18명, 롯데와 두산그룹이 각각 17명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우 강일형 전 대전지방국세청장과 오세빈 전 서울고등법원장, 임영철 전 공정거래위원회 정책국장이 현대자동차(대표 윤갑한)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또 홍현국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이정수 전 대검찰청 차장 검사는 현대글로비스(대표 김경배)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대표 정수현)은 이승재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이 선임됐고, 현대모비스(대표 전호석)는 이태운 전 서울고등법원장을 사외이사로 택했다.
 
현대위아(대표 정명철)는 장항석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현대제철(대표 박승하)은 전형수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SK그룹은 구태언 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검사가 SK이노베이션(대표 구자영), 신현수 전 대검찰청 마약과 부장검사가 SK가스(대표 정헌), 이환균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SK C&C(대표 정철길), 윤세리 전 부산지검 검사와 이창양 전 산자부 산업정책과장이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CJ그룹은 김재천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CJ오쇼핑(대표 이해선),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과 주선회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CJ헬로비전(대표 변동식),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CJ(대표 손경식·이재현·이관훈), 김갑순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에 사외이사로 있다.



롯데그룹은 박차석 전 대전지방 국세청장과 강대형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원장이 롯데제과(대표 김용수), 김태현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롯데쇼핑(대표 신헌), 서현수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롯데케미칼(대표 허수영), 김용재 전 중부지방 국세청 담당관이 롯데손해보험(대표 이봉철)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김창섭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두산건설(대표 양희선)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김창환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두산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과 윤세리 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가 SK와 두산 그룹 계열사에 사외이사를 겸직 중이라는 점이다.

권 전 실장은 SK케미칼과 두산인프라코어, 윤 전 검사는 SK하이닉스와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박차석 전 대전지방국세청장도 굴지의 롯데제과와 CJ CGV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전체 사외이사 가운데 관료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차그룹이 23%로 가장 높았고 SK가 21%, CJ가 19%로 그 뒤를 이었다. 롯데와 두산그룹은 나란히 1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