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열풍 시들, 국내외서 잘 안팔리는 이유?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 소비자들의 주류 소비 트렌드 변화가 엔화 약세와 한-일 관계 악화 등과 함께 막걸리 수출 물량의 급감 원인으로 지목됐다.
2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최대 막걸리 수출국인 일본으로의 막걸리 수출량은 5천429톤으로 작년 동기의 1만2천943톤보다 58%나 감소했다.
수출액은 587만9천 달러(65억원)로 1천658만1천 달러(182억원)보다 64% 줄었다.
막걸리 수출 부진은 엔화 약세·한-일 관계 악화·경기불황 등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 주류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막걸리 자체의 인기가 시들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 3∼4년전 나온 '하이볼'(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은 음료)의 소비가 최근 급증했고, 보드카와 주스 등을 혼합한 '주하이'라는 새로운 칵테일, 저 알코올 음료,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맥주 맛 음료'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한때 한류 바람을 타고 막걸리에 열광했던 젊은 층과 여성들의 주류 소비 취향이 이런 도수가 낮은 음료 쪽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후지경제연구소가 집계한 일본 내 주류 판매량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막걸리 판매량은 3만3천100t으로 전년대비 6.2% 줄었다.
반면 맥주맛 음료 소비량은 23만9천500t으로 36.1% 급증했고, 저 알코올 음료 판매량도 5.3% 증가한 77만700t에 달했다. 국산·수입 와인 판매량이 각각 8.1%, 10.6% 뛰었다.
하이볼 소비량도 2011년 전년대비 9.3%, 2012년에는 1.3% 각각 신장했고, 칵테일에 들어가는 위스키 소비량도 오랜 역신장 추세를 깨고 2011년 1.5%, 지난해는 1.3% 각각 성장했다.
한편, 막걸리의 인기 하락은 한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의 주류 매출 추이 분석 결과 막걸리 매출은 2011년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반면 칵테일 바람을 타고 양주 매출은 지난해 소폭(0.8%) 신장세로 돌아섰고 올 들어 4월까지는 1.1%, 5월 한 달간은 10.2%가 늘었다.
양주보다 더 독한 리큐르 매출도 올 들어 60% 이상 급증했다. 양주나 리큐르에 타서 마시는 탄산수·에너지 음료 매출은 40%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