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알뜰 CEO' 4인방, 마른 수건 쥐어 짜 물 뽑았다

2013-06-11     이경주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박성칠 동원F&B 사장과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이강훈 오뚜기 사장, 박준 농심 사장이 구두쇠 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불황으로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이 올들어 실적부진에 빠진 것과 달리, 이들은 알뜰한 살림살이로 수익성을 오히려 크게 개선했기 때문이다.


11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동원F&B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8.3%나 늘었고, 하이트진로는 15.5%, 농심은 13.7%, 오뚜기는 10.1% 증가했다.
 


이는 500대 기업에 포함된 19개 식품기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평균 14.5% 감소한 것에 비하면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한 셈이다.

이들 기업의 CEO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경기침체로 매출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질을 한 상황에서도 수익을 늘렸다는 점이다.
 
박성칠 사장은 동원 F&B의 1분기 매출증가율이 3.4%로 부진했는데도 그 8배가 넘는 영업이익증가율을 기록했고, 김인규 사장은 매출이 4.3% 줄어든 와중에 영업이익을 15% 넘게 늘렸다.
 
농심의 박준 사장과 오뚜기의 이강훈 사장 역시 매출증가율이 -3.5%, 2.4%에 그친 가운데서도 두자릿수의 영업이익증가율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4사의 영업이익률도 동반상승했다.


동원F&B가 0.9%포인트 증가해 4.6%를 기록했고, 하이트진로는 1.9%포인트 증가해 11.2%, 농심은 0.9%포인트 증가해 5.7%, 오뚜기는 0.5%포인트 증가해 7.2%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들은 이 같은 실적으로 동종 업계 CEO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을 비롯해 500대기업에 드는 19개 식품업체들은 올 1분기에 총 매출(8조6천185억 원)이 평균 3.3% 늘었지만 영업이익(4천702억 원)은 14.5%나 감소했다.
 

왼쪽부터 박성칠 동원F&B 사장,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박준 농심 사장, 이강훈 오뚜기 사장


대부분의 식품업체들이 원가상승 압박과 불황에 따른 소비둔화, 대형마트 영업규제라는 3대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올들어 수익성 악화라는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반면, 동원F&B와 하이트진로, 농심, 오뚜기는 외형성장이 둔화되거나 뒷걸음질을 친 상황에서도 비용관리에 성공해 수익성을 되레 높였다. 특히 국제 원자재가 상승으로 원재료비 지출마저 늘어난 가운데 수익을 늘린 점이 고무적이다.


실제로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농심을 제외한 3개사 모두 올 1분기 원재료비 지출이 늘었지만, 이조차도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오뚜기는 원재료비 증가율이 1.5%에 그쳐 원가절감에 가장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동원F&B와 하이트진로는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19개사 전체 평균 19.5%보다는 낮았다.


동원F&B와 하이트진로는 원재료비 증가율이 10%를 훌쩍 넘기고도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