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사은품은 공짜선물? 천만에~비싼 애물단지

지급 품목 변경하고 은근슬쩍 값 매겨...AS푸대접은 기본

2013-06-24     조윤주 기자

홈쇼핑 방송때마다 선물처럼  쏟아내는  사은품,  과연 믿을 수있을까?  


대형 홈쇼핑업체들이 '공짜'라며 내건 사은품을 주지 않거나 은근슬쩍 값을 매겨온 사례들이 드러나 꼼수 영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작년 한해 접수된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등 5대 홈쇼핑업체 사은품 관련 불만 제보 건수는 45건으로 나타났다. 올 4월까지 접수된 건수는 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건)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제보 내용은 ▶사은품 미지급(16건, 36%)이 가장 많았고 ▶배송 지연(10건, 22%) ▶ 다른 제품으로 대체(7건, 16%) ▶구매가에 포함(4건, 9%) ▶불량 및 오작동(3건, 6%) ▶ 기타(5건. 11%) 순이다.

방송 시 안내한 사은품 품목을 임의대로 변경하거나 별다른 조건 없이 지급을 공언하고는 뒤늦게 예외조항을 들이미는 식이다.

사은품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에게 우선 판매해 하염없이 지급을 지연하거나 사전 통보 없이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 일도 빈발했다. 뿐만 아니라 "방송시에만 지급되는 특별한 '공짜' 선물"이라고 강조한 사은품이 제품 교환이나 환불 시에는 별도의 구성상품으로 둔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사은품으로 발생한 문제에대해서는 뒷짐을 지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만 애가 타고 있다.

하지만 사은품 관련 분쟁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제도나 법규가 마련되지 있지 않은 상황.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사은품 관련 규정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허위과장광고로 잘잘못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 방송 구성품과 카탈로그 제품 가격이 달라..."사은품 가격 포함"

대전 대덕구 석봉동에 사는 김 모(여.45세)씨는 지난 5월 8일 A홈쇼핑 방송을 보고 의류세트를 21만8천원에 구매했다.

그 후 20일 집으로 배달된 A홈쇼핑 카탈로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김 씨. 방송을 보고 구매한 것과 같은 제품이 2만원 적은 19만8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던 것.

업체 고객센터로 항의하자 상담원은 "TV방송에서는 사은품이라고 했던 가방이 상품가에 포함돼 있다"는 황당한 내용을 설명했다.

추후 업체로부터 차액을 환불받을 수 있었지만 이렇게 소비자를 우롱하는 홈쇼핑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A홈쇼핑  측은 사은품 때문에 가격차가 발생했다는 것은 상담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최초 구매일인 5월 8일과 그 이후, 카탈로그가 제작되는 시점에 제품 가격이 인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날씨나 트렌드 등에 따라 가격이나 구성 등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고객이 구매한 해당 상품도 시즌이 다가오면서 할인 혜택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 공짜 사은품, 알고 보니 구매가에 포함?..."특별구성상품이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에 사는 김 모(여.45세)씨는 지난 19일 B홈쇼핑 시청 후 6만원 상당의 염색약을 구매하며 사은품으로 칼 2종을 받았다.

염색약 무료 체험분을 사용해 보니 베게와 와이셔츠 등에 염색약이 이염되는 등 불량임을 확인하고 환불을 요청했다. 사은품으로 지급된 칼 중 1개를 이미 사용했다고 설명하자 업체 측은 칼 값을 물어야 한다며 1만원을 요구했다.

김 씨는 "사은품에 별도의 비용이 청구된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제품 기능 불량으로 반품했는데 엄한 칼만 돈 주고 사게 된 모양새"라며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B홈쇼핑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사은품이 아닌 특별구성상품으로 소개됐고 구성상품은 가격 안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씨는 "분명 방송 시 '사은품'이라고 안내했는데 특별구성상품이라니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2달만에야 지급된 사은품, "지연 사유 우린 몰라~"

전북 익산시 모현동에 사는 성 모(여.40대 중반)씨는 지난 12월 16일 C홈쇼핑에서 주문한 3인용 쇼파의 사은품인 테이블을 무려 2개월이나 지나서야 받았다. 그 사이 고객센터에 수차례 배송일을 문의했지만 판매업체 책임만 강조하며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였다고.

사은품 배송 지연 이유 및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어떤 답도 받지 못한 상태.

성 씨는 "마치 공짜로 받는 데 주는대로 받지 왜 말이 많냐는 식의 태도와 다를 바 없다"며 "업체간 경쟁에서 이기려고 사은품을 마구 내걸고 무조건 처분을 기다리라는 식 대응은 하루 빨리 개선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C홈쇼핑 관계자는 “전량 주문제작하는 가구상품의 경우 제작 기간 때문에 배송이 지연되기도 한다. 앞으로 주문 상품 배송에 대한 사전체크와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본품과 사은품의 배송 일자가 차이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