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 노리고 돈버는 화장품업계 우먼파워 성적표는?

여성임원 비율 아모레-LG생건 7~8%…외국사는 60%대

2013-06-16     장지현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지현 기자]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여성 임원 기용에 여전히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 업종에 비해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여성을 주고객으로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여성 임원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화장품업계 1, 2위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국내 진출한 외국계 화장품업체 중 1, 2위를 다투는 엘카 코리아와 로레알 코리아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16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전체 임원 92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8명으로 평균 8.7%에 불과하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임원 65명 중 6명이 여성으로 9.2%의 비율을 보였고, LG생활건강은 27명 중 2명으로 7.4%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업체들 가운데 여성 임원을 가장 많이 기용하는 기업이지만 전체 임원수가 많아 그 비율은 10%를 넘지 못했다.


이에 비해 LG생활건강은 2명의 여성 임원 가운데 1명이 생활용품을 담당하고 있어 화장품 담당 여성 임원은 1명에 불과하다.


이조차도 대기업 평균에 비하면 낮지 않은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전체 여직원 가운데 여성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2%와 0.1%로 국내 10대 그룹 평균 0.07%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외국계 화장품업체와 비교하면 국내 화장품업체의 여성 임원 비중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엘카코리아(에르베 부비에)는 전체 임원 14명 중 9명이 여성이고, 로레알코리아(리처드 생베르)는 18명 가운데 11명이 여섬임원이다. 여성임원 비율은 엘카코리아가 64%, 로레알코리아가 61%에 달한다. 외국계 업체에서는 남성 임원이 오히려 소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 임원의 담당 업무에서도 외국계 화장품업체들이 훨씬 개방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여성 임원 6명 가운데 5명이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고, 1명은 고객지원을 담당한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의 여성 임원도 주 업무가 마케팅이다.


반면 엘카코리아는 브랜드 총괄, 인사부, 기업마케팅, 기업커뮤니케이션 고른 부문에 여성 임원이 포진해 있다고 밝혔다.


로레알 코리아의 경우 키엘의 이선주 상무가 능력을 인정받아 뉴욕 본사 부사장으로 발탁될 정도로 업무와 직급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 왼쪽부터 LG생활건강 이정애 전무, 나유정 상무,아모레퍼시픽 박수경 상무, 전진수 상무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업계의 여성 임원들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을 인정받으며 입지를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여성임원은 메이크업 담당인 이은임(54) 상무와 고객지원 담당인 박수경(48) 상무, 매스 마케팅을 맡은 임혜영(43) 상무, 각각 설화수와 라네스 마케팅을 담당한 전진수(42) 상무와 권금주(42) 상무, 럭셔리 마케팅의 정혜진(38) 상무가 있다.


특히 전진수 럭셔리BM 상무는 1992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해 2009년 38살의 나이에 회사 최연소 임원이 됐다. 전 상무는 설화수의 여러 히트 상품을 탄생시킨 '설화수(Sulwhasoo)'의 마케팅 총괄 대표다. 특히 지난 G20정상회의에서는 영부인 특별 선물로 설화수가 낙점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LG 생활건강에는 생활용품을 담당하고 있는 이정애(42) 전무와 화장품 사업부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나유정(48) 상무가 있다.



이정애 전무는 1986년 입사해 LG생활건강 최초의 공채 출신 여성임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 전무는 새로운 사업 진출을 도맡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으로 손꼽힌다. 2005년 9월 당시 LG생활건강이 새롭게 진출한 기저귀, 생리대 등 지류부문 마케팅 디렉터를 맡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LG생활건강의 또 다른 여성임원 나유정 상무 역시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해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 상무는 2007년 발효화장품 ‘숨37’을 론칭했고, 이어 ‘빌리프’를 출시했다.


특히 빌리프는 기획단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해 두었는데, 나 상무가 해외에서 유학을 한 경험과 크리스챤디올과 엘카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