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욕설파문' 남양유업보다 주가 더 떨어진 까닭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주 기자]경쟁업체인 남양유업이 불매운동에 휘말리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매일유업(대표 이창근)의 주가가 최근 오히려 급락해 주목된다.
특히 최근 한 달간 매일유업의 주가 하락률이 남양유업보다 몇 배나 높을 정도로 투자자들에게 냉대를 받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일동후디스의 세슘 검출 논란으로 매출과 주가에서 혜택을 누렸지만 올해는 지독한 경기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일유업 주가는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촉발된 직후인 지난 5월 8일 5만5천3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이 지속돼 지난 14일에는 4만3천 원까지 떨어졌다.
<2013년 5월~6월 매일유업 주가 추이>
최근 26거래일 중 17거래일 동안 주가가 떨어지면서 한 달여 만에 22.2%나 가격이 빠졌다.
코스닥의 식음료 지수가 같은 기간 11.4% 하락한 것에 비하면 매일유업의 주가 하락은 2배에 달한 셈이다.
특히 영업사원의 욕설파문으로 불매운동 사태를 맞은 남양유업(대표 김웅)과 비교해도 별로 나을 게 없다는 점에서 매일유업은 체면을 구기고 있다.
욕설파문 직전인 지난 4월 30일 종가와 비교할 경우 남양유업 주가는 20.7% 하락했고, 매일유업은 16.8% 떨어져 불과 3.9%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또 매일유업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5월8일 이후 주가가 22.2%나 빠진 반면 남양유업은 7.9% 하락에 그쳐 최근 주가 흐름은 남양유업이 훨씬 낫다.
국내 분유시장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일동후디스가 3분하고 있어 특정 업체의 악재가 경쟁업체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실제 지난해 8월 2일 일동후디스 세슘논란이 터진 뒤 매일유업은 한 달 동안 주가가 30.3%나 올랐다. 남양유업도 같은 기간 주가가 4.1%올랐으며, 한 때 8.9%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더욱 이례적인 것은 매일유업이 남양유업 사태로 점유율을 늘리는 등 실적에서는 실제로 이익을 누리고 있는데도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형마트업체인 A사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최근 흰우유시장 점유율이 16%로 전 달에 비해 2%포인트 올랐다. 또 지난달 30일에 발표된 올 1분기 실적도 매출(3천342억 원)과 영업이익(80억 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7.8%, 59.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유업의 주가 하락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식음료주의 전반적인 하락세가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지난해 매일유업 주가가 급등한 것이 올해 조정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의 우원성 연구원은 "지난해 타 업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식음료주가 주목받았다"며 "그 중 실적이 양호한 매일유업에 방어적 투자가 몰려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최근 조정세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기에 최근 식음료주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띠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실제 매일유업은 지난해 말(12월28일) 주가가 3만1천25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5.3%나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의 상승세가 올해의 주가 흐름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주가 하락과 별개로 향후 실적은 우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의 박애란 연구원은 “2분기 판관비 개선에 따른 호실적 전망되며 조제분유 수출 증가와 남양유업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 장기적인 중국 수출 확대 등으로 수익성 향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