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업계 재무구조 성적표…삼성 넣으면 '빙그레', 빼면 '울상'

2013-06-18     이호정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이호정 기자]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전자 및 IT 기업들이 올 1분기에 유동비율 및 현금성 자산은 늘고, 부채비율은 감소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평균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동자산을 20조 원 넘게 늘린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만 따질 경우 부채비율이 오히려 높아지고 유동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세방전지와 대덕전자는 초우량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보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이 더 우수해 작지만 강한 기업의 표본을 보였다.

18일 전자업계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500대 기업에 포함된 전자 및 IT업체 중 1분기 재무지표를 공개한 24개사의 유동비율은 평균 153%로, 전년 동기 136%와 비교해 16%포인트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평균 73%로 전년도 동기에 비해 3% 줄어들었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7조4천억 원으로 전년도 동기 26조 원보다 5% 증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올해 1분기 유동비율은 평균 11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하락했고, 부채비율은 133%로 8%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있고 없음에 따라 평균 유동비율은 40%포인트, 부채비율은 60%포인트나 등락한 것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총액은 8조6천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10조1천억 원보다 15%나 감소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4개사의 전체 유동자산 가운데 65%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59%보다 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비중도 지난해 61%에서 올해 69%로 8%포인트 늘었다.

 


이런 가운데 현금 지급능력 지표인 유동비율이 가장 좋았던 곳은 로켓트 밧데리로 친숙한 축전지 전문 생산기업인 세방전지였다.

세방전지(대표 임동준)는 올해 1분기 유동비율이 320%로, 전년도 동기 271%와 비교해 4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30개국에 수출하는 등 세계 3대 축전지 회사로 거듭난데 이어 원가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률이 10% 가량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다음으로 대덕전자(대표 김영재)가 201%로, 전년도 1분기 165% 대비 36%포인트 증가해 좋았다. 이 회사는 PCB(기판소재) 생산업체로, 올해 삼성전자가 상생협력 대상으로 선정한 올해의 강소기업 중 한 곳이다.

전력 솔루션 기업인 LS산전(대표 구자균)는 유동비율이 190%로 전년 1분기보다 29%포인트 높아졌고, 삼성전자와 디지털 셋톱박스 생산업체인 휴맥스(대표 변대규)가 189%로 23%포인트 증가하며 ‘톱5’를 형성했다.

이에 반해 대한전선은 올해 1분기 유동비율이 불과 56%로, 전년 동기 80%와 비교해 24%포인트 줄어, 현금 사정이 가장 좋지 않았다.

또 백라이트유닛 생산업체인 디아이디(대표 박성수)가 81%, 팬택(대표 박병엽)이 86%, 파트론(대표 김종구)과 일진전기(대표 허정석)이 각각 95%를 기록해 기준치인 100%를 밑돌았다.

 


부채비율의 경우 100% 이하인 기업이 24개사 가운데 8곳에 그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유동비율 1, 2인 세방전지와 대던전자가 32%와 36%로 부채비율이 가장 양호했고 삼성SDI(대표 박상진)가 44%, 삼성전자가 48%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팬택은 부채비율이 2991%로, 전년 동기 699%에 비해 무려 2292%포인트나 증가했으며, 대한전선도 2207%로 1074%포인트 늘어 재무건전성이 최악인 상태였다.

이밖에 삼성그룹에 분리된 독립법인인 에스에이엠티(대표 성재생)가 325%, LG이노텍(대표 이웅범)이 295%, LG실트론(대표 변영삼)이 237%로 좋지 않았다.

한편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체는 엠케이전자였다.

엠케이전자(대표)는 올해 1분기 592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 전년도 동기 14억4천만 원 대비 309% 증가했다.

다음으로 대덕전자가 올해 1분기 4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고,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가 224억 원으로 121%, 에스에이엠티가 19억 원으로 109%, 파트론(대표 김종구)이 117억 원으로 87% 늘어났다.

반면 인터플레스는 230억 원에서 18억 원으로 92% 쪼그라들었고, SK하이닉스도 72%, 세방전지와 가온전선은 각각 49%와 42%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