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소비자·거래선에 소송'난사'…피소·제소 랭킹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은행권이 소비자·기업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건 금액이 피소 금액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소 건수와 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신한은행의 데이터를 빼고 계산해도 제소금액이 피소 금액을 웃돌았다.(표 참조)
피소 랭킹 1위를 기록한 신한은행의 제소 금액을 포함하면 그 차이가 훨씬 더 큰 폭으로 벌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건수도 마찬가지다. 제소건수가 피소건수의 2.24배에 달했다. 신한은행을 빼고 계산한 수치다. 은행들이 소비자와 기업 고객, 거래선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소송 공제를 퍼붓고 있다는 방증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500대 기업에 포함된 12개 은행의 올해 1분기 현재 소송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소송을 가장 많이 당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은 369건, 소송가액은 8천282억5천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행장 이순우)이 353건, 5천264억7천70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의 경우 피소사건 369건 중 216건인 3천202억 원 가량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의한 것이다. 또 통화옵션 선물환 무효 및 취소 등과 관련해 계약무효 확인 및 부당이득반환 등도 39건의 규모가 2천억 원이 넘는다.
소송가액을 기준으로 할 때 3위는 외환은행(은행장 윤용로)이 차지했으며 경남은행(은행장 박영빈), 국민은행(은행장 대행 김옥찬), SC은행(은행장 리차드 힐),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 기업은행(은행장 조준희)이 그 뒤를 이었다. 주요 시중은행의 경우 80~100건 가량 근저당설정권 반환 청구와 관련해 계류중인 소송사건이 포함됐다.
지방은행 가운데 순위가 가장 높은 경남은행은 2010년 부동산PF 부실 대출사고 등 총 5천2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금융사고로 지금까지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지난 3월 말 대출채권 등과 관련해 계류중인 피소사건이 66건으로 소송금액이 3천400억 원에 달했다.
9위에서 12위까지 부산은행(은행장 성세환), 전북은행(은행장 김한), 광주은행(은행장 송기진), 대구은행(은행장 하춘수) 순으로 피소금액이 많았다.
이에 비해 은행이 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우리은행이 952건, 1조5천억 원 가량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피소규모 1위인 신한은행은 소송 제기건수와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은행 다음으로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의 소송금액이 많았다. 이들 은행은 모두 2천억 원 이상의 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카드 부문에서 소송 제기건수가 포함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체 952건 중 현재 진행중인 소송은 102건으로 금액으로는 1조3천722억 원"이라며 "나머지 850건 중에는 대출 등에 대한 단순대여금이 591건, 카드채권소송이 260건 등 실제 진행하지 않는 게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 우리, 국민, 하나 등 12개 은행의 전체 피소소송은 총 1천869건, 금액으로 3조1천500억 원에 달한다.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11곳이 제기한 소송은 총 4천187건으로 규모가 3조5천500억 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