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담배.게임업 이익률 높아, 1분기 국내 '1.2.4위'

2013-06-24     김아름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아름 기자] 카지노.담배와 게임 서비스업종의 기업들이 올 1분기 영업이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톱5' 가운데 3자리를 꿰찼다.

또 전기료 인상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가 두 곳이나 영업이익률 '톱10'에 이름을 올려 전기가격이 오히려 과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대표기업들은 수익률 상위권에 명함을 내밀지 못해 대조를 이뤘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와 NC소프트, NHN이 2013년 1분기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톱10 중 1~3위를 카지노와 게임 등 서비스업체들이 독차지한 것이다. 상위 10개 기업 중 서비스업이 4개를 차지했고, 유통과 제조업이 각각 2자리를 차지했다.

또 발전자회사도 2곳이 포함됐다. 한국전력(대표 조환익)이 경영난을 이유로 전기료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의 자회사들이 대한민국 대표기업들을 훨씬 앞지르는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발전자회사들이 모기업인 한전에 전기를 팔아 돈을 버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전기를 공급해 한전의 수익성 악화에 일조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법한 대목이다.

500대 기업 가운데 최고의 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강원랜드(대표 최흥집)로 올 1분기에 매출 3천420억 중 1천183억 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겨 영업이익률이 34.6%에 달했다. 우리나라 경제를 좌우한다는 삼성전자보다 18%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2월이 윤달인 탓에 1분기 영업일수가 하루 줄어 매출 1.4%, 영업이익이 4% 감소한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0.9%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30%대 중반의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며 다른 회사와 차이를 보였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강원랜드 카지노의 1일 평균 매출액이 40억 원 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2위를 차지한 NC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한 1천849억 원, 영업이익은 127억 원에서 4배 이상 뛰어오른 555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을 크게 향상시켰다.

2012년 1분기 NC소프트의 영업이익률은 9%에 불과했으나 영업이익을 크게 신장시킨 올 1분기에는 30%를 기록했다.

3위 NHN(대표 김상헌)은 영업이익률이 2012년 1분기 30.2%에서 올해 1분기 28.4%로 소폭 떨어졌지만 이는 매출이 영업이익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NHN은 올 1분기 매출이 17.6% 늘었고 영업이익은 10.5% 증가했다.

서비스업종의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기원)는 영업이익률 19.2%로 7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20% 이상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제조업체로는 KT&G와 아모레퍼시픽이 톱10에 포함됐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4위 KT&G(대표 민영진)는 27.8%의 영업이익률로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원화 강세에 따른 담배 부문 해외판매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홍삼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6%대 감소율을 기록해 속 빈 강정 꼴이 됐다.

9위를 차지한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은 올 1분기에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의 중저가브랜드가 신규출점, 신제품 출시 등으로 매출이 8.4% 증가한 8천40억 원을 벌어들인 반면, 해외시장 투자가 늘고 마진율이 높은 고가브랜드 상품의 판매가 부진했던 탓에 영업이익이 6.9%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보다 2.9%포인트 낮아진 17.4%에 머물렀다.

김균섭 대표가 원전관련 비리 등의 추문에 휩싸여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대표 김균섭)은 27.5%의 영업이익률로 5위를 차지했다.

10위 한국남동발전(대표 장도수)은 매출이 17.7%, 영업이익은 19.9%나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6.8%에 달했다.

두 회사의 모기업인 한전 역시 올 1분기 영업이익 6천578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수지를 9천억 원이나 개선했다.

유통 분야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독보적인 수익성을 자랑했다.

현대백화점(대표 하병호)과 현대홈쇼핑(대표 김인권, 정교선)이 27.2%와 17.7%의 영업이익률로 6위와 8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하면 수익성이 악화돼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이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은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13.6%, 27% 줄어 영업이익률 역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