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이번엔 성공하나? "실현가능성에 중점"

2013-06-26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우리금융 민영화가 네번째 시도된다. 이번엔 지주사에 은행, 증권 등을 묶는 일괄매각이 아닌 은행, 증권, 지방은행 계열로 부문을 나누는 자회사 분리매각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장 내달 중순부터 경남·광주은행 매각공고가 나오고, 이어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등 증권계열이, 내년 1월부터 우리금융지주와 몸을 합친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등이 매물로 나온다. 시장 맞춤형을 표방하며 실현가능성에 중점을 뒀다. 관건은 매각금액과 시기에 달려 있다.

26일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방안을 의결했다. 이날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시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빨리 (우리금융을)시장에 되돌려주는 방안"이라며 "인수자를 찾으면서 인적분할과 합병 등을 동시에 추진해 하루빨리 우리금융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수요가 많은 지방은행과 증권 계열을 먼저 매각하고, 팔리지 않은 회사를 우리은행과 묶어 팔 방침이다. 국내 거대 금융사인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총 자산 327조6천억 원, 연결된 회사만 173개사다. 13개 자회사 중 주력인 우리은행은 자산 규모가 245조2천억 원으로 덩치가 크다.

신 위원장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빠른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 등 3가지 원칙을 충실히 반영해 매각을 진행하겠다"면서 "최고가 낙찰이란 원칙을 반영해 법과 규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내·외부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석동 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로 일괄 매각을 추진했던 것과 달리, 일괄 매각시 조기에 공적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공자위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56.97%를 한꺼번에 매각키로 했다. 크게 3단계에 걸쳐 예보가 지방은행을 매각한 뒤 내년 중으로 우리은행 등을 민영화시키고, 우리금융지주가 증권계열을 매각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 100%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은 지주회사를 설립해 인적분할을 하고, 다시 각 은행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또 주관사 선정 등 한달여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우리투자증권(지분 37.85%), 우리자산운용(100%), 우리아비바생명보험(51.58%), 우리금융저축은행(100%), 우리F&I(100%), 우리파이낸셜(52.02%) 등 증권 계열 지분 전체도 시장에 나온다.

지방은행과 증권 계열 부문이 매각되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합병시켜 '은행'으로 만든다.  이렇게 되면 금융지주사의 지배 금지 등 엄격한 소유 규제에서 벗어나고, 은행업무와 유관된 우리카드 등의 자회사를 묶어 팔 경우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경남·광주은행은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전북은행이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계열은 KB금융지주, 교보생명 등 대형 금융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은 "빠른 민영화를 위해 분산매각을 채택하지 않았다"며 인수의향자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시장상황을 살피고 있으며, 잠재인수대상도 있고 상당히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우리금융에 12조8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지난달 말 현재 5조7천억 원을 회수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병행매각 방식으로 우리금융 매각 공고를 처음 냈고, 2011년과 지난해 일괄매각 방식으로 2차례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모두 유효경쟁이 되지 않아 중단됐다. 그동안 소요비용 등을 계산하면 적어도 18조 원 이상 쏟아부었던터라 매각규모가 얼마나 될지 주목된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금융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