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3개 계열사 투자37%·현금10% 격감…실적개선에 2분기 '낙관'

2013-06-27     김아름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아름 기자] 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진그룹 3개 계열사가 올 1분기에 유무형자산 취득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현금사정마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투자는커녕 자사의 핵심 자산인 선박까지 매각할 정도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한진그룹 3개 계열사의 올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2천7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나 감소했다.

그룹의 맏형인 대한항공이 유무형자산 취득액을 10% 넘게 늘렸지만 한진해운과 한진이 이를 다 깎아 먹으면서 전체 투자규모가 뒷걸음질을 쳤다.

특히 한진해운(대표 김영민)은 지난해 1분기에 1천973억 원. 지난해 전체로는 9천억 원 가까이 투자를 했지만 실적악화로 인해 투자보다는 현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매출 10조를 돌파하면서도 순손실이 6천379억 원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로 인해 올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91%나 감소했다.

한진(대표 석태수) 역시 올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37.1%나 줄었다.

반면 대한항공(대표 지창훈)은 연초 밝힌대로 투자를 크게 늘리며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지난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4분기에 적자전환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올해 투자액을 전년대비 16% 증가한 1조9천150억 원으로 잡고 신규 항공기 9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2천391억 원으로 12.4% 증가했다.

 


한진그룹 3개 계열사의 현금성자산은 지난 연말에 비해 10% 감소했다.

투자를 줄이고 선박 매각에 회사채 발행, 운임 인상까지. 현금 확보를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한진해운은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금성자산이 지난분기 대비 11.8% 감소한 6천773억 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2분기 전망은 어둡지 않은 편이다.

한진해운은 2분기에도 500억 원 규모 회사채와 1억5천만 달러 규모의 외화표시채권 등 2천억 원 이상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미주 컨테이너 운임을 인상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1조4천249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 전년 동기대비 9.8%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의 영업부진과 올해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진은 현금성자산이 지난 연말보다 10.3% 증가했지만 늘어난 금액은 55억 원 남짓으로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