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25개사 투자현황...완성차 3사 때문에 '추락'
2013-06-28 김종혁 기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3사가 비교적 큰 폭으로 투자를 줄인 반면, 부품업체는 절반 가량이 투자를 늘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분기실적 보고서를 제출한 자동차업계 25개 회사의 올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1조 6천2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특히 완성차 3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의 올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4.9%나 감소한 9천689억 원을 기록하며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 윤갑한)의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비율로는 18.1%, 금액으로는 1천400억 원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 이삼웅)는 3천6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1% 줄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증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감가삼각 등의 요인으로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대표 이유일)는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303억 원으로 2.9% 늘어 완성차 3사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부품업체는 22개사 중 절반이 투자를 늘릴 정도로 완성차업체보다 적극적이었다.
부품업체의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총 6천53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9% 감소했지만 22개사 중 투자액이 증가한 회사와 감소한 회사가 11개로 같았다. 현대기아차 증설과 관련해 주요 부품협력사들의 투자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파워텍이 지난 12월 준공한 중국 산둥성 1공장, 대원강업의 중국 옌청 2공장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과 11월에 중국 북경 3공장과 브라질에 신규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이어 기아차가 내년 2월경 중국에 3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라 이에 따른 부품업체들의 투자가 기대되고 있다.
부품사 가운데는 에코플라스틱(대표 우제갑 최광식)이 올 1분기 유무형자산 취득액을 227.5% 늘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에코플라스틱은 증가율이 가장 높았지만 늘어난 금액은 50여억 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매번 진행하고 있는 금형 개발 등에 따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금호타이어(대표 박삼구 김창규)가 99.5%로 그 뒤를 이었고, 성우하이텍(대표 이명근 김태일)이 80.3%, 대원강업(허재철 허승호 성열각)이 72.2%, 현대파워텍(대표 임영득)이 69.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동차분야 25개사의 현금성 자산은 4개사만이 감소했을 뿐 나머지 회사는 모두 지난해 말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분기 자동차분야 25개사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34조9천823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8% 증가했다. 완성차 3사의 현금성 자산은 24조8천328억 원으로 5.1%, 부품사는 10조1천495억 원으로 11.2%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완성차 3사가 1조2천152억 원, 부품사가 1조233억 원 증가해 총 2조2천385억 원이 올 1분기에 불어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설비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투자가 둔화돼 향후 상황도 낙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자동차담당 연구원은 “현대차그룹과 관련한 부품사들의 해외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양적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올해 중국 3공장에서 생산을 30만대에서 45만대로 늘리고 브라질 공장도 9월부터 3교대로 전환하고 등 생산 증가 여력이 있다”며 “자동차 수요가 향후 4~5%로 낮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규투자에 생각할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전 지역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이며 의사결정만 남은 것으로 알려진다”며 “투자시기와 지역의 선택만이 남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