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돈놀이'보다 '땅놀이'?…수익률 5% '짭잘'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는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9% 안팎에 달할 정도로 짭짤한 수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2012 회계년도 결산실적을 공시한 13개 보험사의 부동산 투자규모는 올해 3월말 현재 11조3천74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말 10조1천239억 원보다 12.4% 증가한 수치다.
저금리 기조와 증시침체 등으로 바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이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산 임대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도 2011 회계년도 5천878억 원에서 2012 회계년도 6천662억 원으로 13.3%나 늘었다.
13개 보험사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같은 기간 5.8%에서 5.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금리가 2~3%에 머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결코 낮지 않다.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윤식)은 부동산 임대 수익률이 9.1%에 달했다.
부동산에 663억 원을 투자해 60억5천만 원의 임대수익을 얻은 것. 지난해 883억 원을 투자해 120억7천만 원의 임대료를 받아 13.7%를 기록했던 것보다는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시중금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롯데손해보험(대표 이봉철)은 1천62억 원의 투자부동산에서 90억4천만 원의 임대수익을 얻어 수익률 8.5%를 기록했다.
이어 알리안츠생명보험(대표 이명재)이 8.2%, 삼성생명(대표 박근희)이 7.4%, 코리안리(대표 원종규)가 6.7%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은 4조4천395억 원 가량의 부동산에서 3천289억 원이 넘는 돈을 벌어 투자규모와 수익금액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나머지 8개 보험사는 수익률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현대해상화재보험(대표 이철영·박찬종)이 5.5%로 6위를 기록했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대표 송진규)이 5.4%, 한화생명보험(대표 차남규)이 5.3%, 흥국화재해상보험(대표 윤순구)이 5%의 수익률을 올렸다.
또 삼성화재해상보험(대표 박근희)이 4.8%, LIG손해보험(대표 김병헌)이 4.2%, 동부화재해상보험(대표 김정남)이 3.7%, 현대라이프(대표 최진환)가 1.1%였다.
한화생명는 2조원,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1조 원이 넘는 거금을 부동산에 투자했지만 수익률은 평균을 밑돌아 체면을 구겼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향후 몇년간을 내다보고 임대수익률 5%가 넘는 오피스텔 등 오피스빌딩 매입에 나서는 상황이다.
임대수익률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동부화재로 2.8%에서 3.7%로 올랐다.
이 회사는 투자부동산 규모를 34.1%나 늘렸고, 임대수익도 77.1%나 증가했다.
반면 임대수익률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한화손해보험 다음으로 현대라이프로 조사됐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현대라이프는 최근 1년새 투자부동산 규모가 601억 원에서 2천448억 원으로 388.9% 증가했지만 임대수익은 29.4% 증가에 그쳐 임대수익률이 4.2%대에서 1.1%로 추락했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소비자 접근성을 위해 지난해 10월 신대방동에 있는 21층 사옥에서 여의도로 본사를 전세로 옮기면서 부동산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2월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새로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