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증가율1위' 현대중공업 이재성 사장, 정몽준의 고민 해결할까?
2013-07-01 김종혁 기자
사실 현대중공업은 현재 바늘방석에 앉아 있다.주력 사업인 조선시장에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각종 고부가가치선 건조기술 경쟁에서 중국에게 턱밑까지 추격 당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너인 정몽준 의원(새누리당)의 고민도 클 수 밖에 없다. 정 의원은 전문경영인들에게 그룹 살림을 맡기고 정치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등 전문CEO들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더 중요한 시점이다.
이들이 쌓이는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특히 주력 회사인 이재성 사장의 투자 행보가 주목된다.정 의원의 고민 해결의 가장 중요한 열쇠를 그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00대 기업의 현금과 투자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1분기에 현금성 자산을 지난해말 대비 65.3%,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4%나 늘렸다.
국내 20대 그룹이 대부분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투자를 줄인 것과 비교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재무건전성과 투자 확충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20대 그룹 가운데 현금성 자산 증가율 1위, 투자 증가율 4위를 기록하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장기불황으로 최근 몇년간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던 것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금성 자산증가율 65.3%는 2위 LS그룹의 29.7%, 3위 LG그룹의 21.2%와 큰 격차를 보였다. 그룹의 맏형인 현대중공업만 따로 떼어 놓고 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의 1분기 유무형 자산 취득액은 3천4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4.2% 증가했고 현금성 자산은 5조7천857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9.8%나 늘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키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실탄이 충분히 확보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올해 연이은 수주와 건조가 완료된 드릴십 등의 인도가 이뤄지면서 현금이 꾸준히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조선경기 불황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5조 8천21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당초 계획한 연간 26조 8천570억 원의 사업목표에 단계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1일 현재 조선해양플랜트 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에서 총 122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 이는 목표인 238억 달러 대비 51%를 달성한 것으로 지난해 1년간 이 부문에서 수주한 148억 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상선 중에선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눈에 띈다. 올해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 5월 중국으로부터 수주한 1만8천4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은 세계 최대 규모로, 고연비·친환경 선형 등의 앞선 기술력을 입증했다.
6조에 육박하는 현금성자산은 향후 투자 여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투자는 ‘위기를 기회로’라는 이재성 사장의 2013년도 경영슬로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미국 커민스사와 대구에 건설장비용 엔진공장인 ‘현대커민스’에 대한 투자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갖고 오는 2014년 5월 완공 예정으로 각 사가 50대 50의 비율로 총 6천6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앞서 지난 1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고압차단기 공장 준공식을 가졌으며 4월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州)에 세운 건설장비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드릴십, LNG선 등과 같은 특수선 및 해양플랜트 건조 물량도 증가하면서 관련 설비 증설 및 보완투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독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친환경엔진과 고효율선형 등 그립십 분야, , LNG 화물창, LNG FPSO 독자모델 개발 등의 자체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개발 붐이 일고 있는 심해자원 분야의 플랜트 기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지난해 7월에는 서울에 해양엔지니어링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11월에는 울산에 총 20만2천㎡(약 6만1천평) 규모의 ‘제2 해양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