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살인'얽힌 영남제분, 어떤 회사?…가족경영.문어발 확장'삐끗'

2013-07-02     장지현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지현 기자]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으로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남제분(대표 류원기)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기업이미지 실추와 함께 경영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영남제분은 류원기 회장과 류 회장의 장남 류지훈 부사장, 류 회장의 동생인 류원하 청림농장 대표 등이 44%의 지분율로 회사를 직접 이끄는 가족경영을 펼치고 있다.

 


류원기 회장의 지분율은 13.6%이고, 류지훈 부사장이 30%, 류원하 대표가 0.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류 부사장을 중심으로 사실상 경영승계가 끝난 상황이다.

연매출 1천억 원대의 중견회사인 영남제분은 4개의 종속회사와 5개의 관계기업을 두고 주력인 제분사업 외에 의료기, 양계사업, 수입차 판매 등으로 발을 넓혀 가고 있는 와중에 '청부살인'이라는 악재를 만나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류원기 회장의 전 부인인 윤길자 씨가 자신의 사위와 불륜 관계를 의심해 여대생을 청부살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남제분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직후 영남제분의 주거래처인 농심과 롯데제과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즉각 거래를 끊었다.

농심 관계자는 "방송직후 6월 중순쯤 바로 거래를 끊었다"며 "기존에도 영남제분과의 거래량은 적은 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측도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영남제분과 바로 거래를 끊었다고 밝혔다.

주가도 크게 폭락했다.

관련 내용이 처음으로 방송되기 전날이 5월 24일 2천740원이던 영남제분 주가는 이달 들어 1천900원까지 떨어지며 불과 한 달여만에 30% 가까이 가격이 빠졌다.

이로 인해 영남제분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사업확장 전략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해바라기표'로 밀가루를 생산해 롯데제과 농심 등 대기업 등에 공급해온 영남제분은 양계사업에서부터 수입자동차 판매업과 창업투자업, 의료기기제조까지 사업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중이었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케이아이웍스(대표 장세호)와 베트남에 소재를 둔 보호용 테이프 생산업체 초이스프로텍(CHOICE PRO TECH, 대표 최대현)과 수입차 판매를 하는 에쓰비(대표 배비용), 양계사업을 하는 영농조합법인 청림농장(대표 류원하)을 설립하거나 인수해 종속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영남제분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닛산, 인피니티 자동차의 부산 경남 판매업체인 에쓰비를 인수했고, 엔터테인먼트 업체 IHQ(대표 정훈탁)와 공동으로 창투사인 아시아인베스트먼트도 인수했다.

하지만 벌려 놓은 사업에 비해 성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에쓰비는 자금난에 빠져 2011년 영남제분이 30억 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대여해야 했고, 제이미인터미디어테크 등 5개 관계기업 가운데 3개사가 폐업 또는 부도를 맞았다.

제이미인터미디어테크는 영업정지로 폐업했고 영남디엔씨와 파레스바이오피드는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당좌거래 정지됐다.

이로 인해 모기업인 영남제분도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영남제분의 유동비율은 2010년 101.4%에서 작년 말 94.5%로 7%포인트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58.9%에서 197.9%로 4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영남제분이 계열사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금전대여를 하거나 인수대금을 치루는 등 비용을 지출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력 사업인 제분사업도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영남제분은 최근 3년간 매출이 증가하고 영업흑자를 내는 등 비교적 안정된 실적을 내고 있지만 매출이 1천억 원 안팎에서 더디게 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도 1%에서 7%대를 오가는 데 그치고 있다.

이 와중에 엉뚱하게 청부살인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더 큰 위기에 내몰리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