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상반기 해외수주 성적표…'최고+1142%,최저-298%'

2013-07-02     이호정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호정 기자]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주요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해외수주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22개 건설회사의 증감률을 보면 최고'+1142%'에서 최저'-298%'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편차를 보였다.

또 지난해 중동 저가수주로 큰 손실을 낸 뒤로 주요 건설시장이 중동에서 아시아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올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이 있는 22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반기 해외수주액은 31조7천억 원(1일 환율 기준)으로 전년 동기 34조801억 원에 비해 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주건수는 77건에서 106건으로 38%나 증가했지만 평균 수주금액이 지난해 4천426억 원에서 올해 2천991억 원으로 30% 이상 감소해 전체 수주액이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중동 수주건수는 22건에서 18건으로 감소한 반면 아시아는 28건에서 65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오일머니를 등에 엎은 중동 건설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건설사 간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10대 건설사에 꼽히는 상위 9개사의 해외 수주가 증가한 것과 달리, 나머지 13개 건설사의 해외수주는 크게 줄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비롯한 상위 9개의 올 상반기 해외수주액은 26조7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25조5천억 원과 비교해 5% 증가했다. 이에 비해 나머지 13개사는 해외 수주액이 지난해 상반기 8조5천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조9천억 원으로 42%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수주전에 뛰어드는 대형사와 달리 중견사는 수주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지역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동 지역 클라이언트들의 횡포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사실상 중견사가 사업을 따내도 손해를 보고 빠져나오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대형사들의 아시아 물량 증가는 중동지역 플랜트 발주물량이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고, 몇몇 건설사가 중동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데 이어 현재 진행 중이 프로젝트들도 예상보다 지연됨에 따라 부담으로 작용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상위 9개사의 중동 물량은 16건에서 12건으로 13%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아시아 물량은 14건에서 33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아시아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공사 규모가 작은 탓에 상위 9개사 가운데 해외수주액이 증가한 곳은 삼성물산과 GS건설, SK건설 뿐이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아시아 건설시장이 완벽히 중동 시장을 대체할 수 없는 만큼, 하반기 중동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인 7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입을 모아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수주액이 낮아지긴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좋아졌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중동에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건설사들 또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목표액 700억 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상반기 해외공사 수주 '챔피언'은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물산(대표 정연주)은 지난 3월 수주액 규모에서 상반기 최대였던 호주 로이힐 철광성 프로젝트 등 13건의 공사를 따내며 10조8천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1조5천억 원 대비 580%나 증가한 수치다.

그 다음으로 현대건설(대표 정수현)이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 공사 등을 따내며 5조2천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으나, 전년 동기 5조9천억 원에서 미치지 못하며 11% 감소했다.

GS건설(대표 임병용)과 SK건설(대표 최광철, 조기행)은 올 초 베트남 최대 규모의 정유·석유화학플랜트 신설 공사를 공동 수주하는 등 각각 3조5천억 원과 3조3천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에 두 회사의 수주액은 각각 2%와 1142% 증가했다.

 


이 밖에 대림산업(대표 김윤)이 1조6천억 원의 수주고에도 11% 감소했고, 포스코건설(대표 정동화)이 –61%, 대우건설(대표 서종욱)이 –44%, 한화건설(대표 김현중, 이근포)이 –95%, 롯데건설(대표 박창규)이 –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