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T '톱5',제품보다 지적재산권…삼성·애플, 시총60조 증발'된서리'
2013-07-03 이호정 기자
버냉키 쇼크로 최근 한 달여 사이에 전통적 완제품 생산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 IBM의 시가총액이 76조원이나 빠진 반면, 지적재산권 중심 기업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10조 원 가량 늘어 대조를 이뤘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벌 ‘톱5’ IT기업들의 올 상반기 주식 시가총액(6월 28일 종가 기준)이 1천525조 원으로, 지난해 12월 28일 1천484조 원보다 3% 가량 늘었다.
하지만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 의장이 양적완화 조기 종료 발언이 나온 5월 22일 이후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에 큰 변동이 생겼다.
지적재산권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구글과 MS의 시가총액은 버냉키 쇼크 전보다 증가한 반면, 완제품 생산기업인 애플과 삼성전자, IBM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선 구글(대표 에릭 슈미트)과 MS(대표 스티브 발머)는 각각 올 상반기 332조 원과 328조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해, 버냉키 쇼크 발생 당일 328조 원과 322조 원에 비해 각각 1%와 2% 증가했다.
또 두 회사는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서도 시가총액이 구글은 34%, MS는 3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버냉키 쇼크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시가총액이 5월 22일 222조 원에서 6월 28일 197조 원으로 25조 원 가량 증발하며 11%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순위도 지난해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주저앉았다.
애플(대표 팀쿡)은 같은 기간 462조 원에서 424조 원으로 8% 감소했고, IBM(대표 샘 팔미사노)은 255조 원에서 241조 원으로 6% 줄었다.
구글과 MS의 시가총액이 이 같이 늘어난 것은 소비자에서 기업 중심의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비즈니즈 모델 전환 등 이전보다 풍부한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삼성과 애플의 시가총액이 이처럼 쪼그라든 것은 세계적인 경제침체 원인이 일부 작용하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아이폰5만 하더라도 세계인들을 열광시킨 혁신적 기능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스마트폰에서 창출하는 만큼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다만 애플보다는 삼성전자의 상황이 향후에도 훨씬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도체를 비롯해 TV와 백색가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IT업체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이익성장률이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