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문어발 확장이 모바일 게임 시장 '생존 문법'?

2013-07-03     김아름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아름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꾸준히 계열사를 늘려가고 있다. 모바일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고 수시로 새 게임을 출시해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임사가 게임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맡기보다는 개발사를 계열사로 두고 모 회사는 퍼블리싱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형태로 분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3일 금융감독원과 게임업계에 따르면 NHN한게임을 제외한 상장 게임사 상위 10개 업체의 계열사 수는 2013년 1분기 기준 96개로 지난 2009년 67개에 비해 4년 만에 4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0개사 중 계열사가 늘지 않은 곳은 넥슨에 인수된 후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있는 게임하이(대표 김정준)와 해외법인 3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컴투스(대표 박지영)뿐이다.

나머지 8개사는 3년 전에 비해 계열사가 37개나 증가하며 확장에 힘을 쏟았다.

이는 모바일 게임시장의 전략이 ‘다품종 생산’으로 흐름에 따라 유통력이 있는 모회사가 홍보와 퍼블리싱을 맡고 실력있는 개발사들을 계열사로 두거나 모회사 내의 개발팀들을 자회사로 독립시키는 등의 전략 때문이다.

가장 많은 계열사를 보유한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기원)는 지난 3년 동안 네오위즈모바일, FHL게임즈, NS스튜디오 등 다양한 게임 관련 계열사들을 더해왔다. 여기에 부동산, 컨설팅 등 비IT부문 계열사도 6개를 가지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2011년 계열사를 29개까지 확장했다가 경영부진으로 인해 계열사 정리를 시작, 3개 계열사를 줄인 상태다.

온라인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최근 3년 동안 모두의 게임으로 유명세를 떨친 핫독스튜디오, 게임포털 게임트리를 운영중인 엔트리브소프트 등을 계열사로 만들어 자사의 강점인 MMORPG 외의 분야를 맡기고 있다.

6개에서 13개로 3년 사이에 계열사를 2배 이상 늘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김남철, 이하 위메이드)는 10대 상장사에도 이름을 올린 조이맥스(대표 김창근)를 비롯해 피버스튜디오, 링크투모로우 등의 개발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위메이드의 대표작 윈드러너와 에브리타운은 모두 조이맥스의 자회사 링크투모로우의 개발작이다.

12개의 계열사로 4위를 차지한 CJ E&M 넷마블(부문대표 조영기)은 CJ인터넷이 CJ E&M에 인수되면서 계열사가 줄었다가 2012년부터 다시 게임 관련 계열사들을 늘려가고 있으며 웹젠(대표 김태형)은 2010년 NHN에 인수되면서 계열사를 늘리기 시작, 6개였던 계열사가 12개로 증가했다.

여기에 액토즈소프트(대표 전동해)와 위메이드의 자회사인 조이맥스가 각각 7개와 4개의 계열사를 보유하며 뒤를 이었다.

10여 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을 꾸준히 만들어왔던 컴투스와 게임빌(대표 송병준)은 일본과 미국, 유럽 등에 현지법인만을 뒀을 뿐 개발사를 계열사로 두지는 않았다.

게임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타사에 비해 계열사가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게임하이는 유일하게 계열사가 줄어들었다.

2009년 게임야로우, 세븐온, 모리아제펜 등 특수관계법인 포함 9개 계열사와 연계돼 있던 게임하이는 2010년 넥슨에 인수된 후 계열사 정리 과정을 거쳐 올해 1분기까지 게임하이 미국 법인만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 4월 미국 법인마저 청산해 현재는 계열사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