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믿을 건 SUV뿐…5개 완성차 회사 상반기 판매 20% 증가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올 상반기 국내 판매대수는 67만2천813대로 지난해 상반기 69만1천246대보다 2.7% 감소했다. 쌍용자동차만 상반기 판매량이 늘었을 뿐, 나머지 4개사는 전부 판매가 줄었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수입차들의 선전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5월까지 신규등록된 수입차는 6만1천6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나 증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SUV와 RV 시장을 중점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완성차 5개사의 올 상반기 SUV(RV포함) 판매량은 16만7천162대로 전년 동기 14만589대보다 18.9%나 증가했다. 승용차 판매 감소를 SUV에서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업체별 성적은 SUV시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업계 부동의 1위인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 윤갑한)은 무려 45.2% 증가한 6만6천131대의 SUV를 팔았다. 주력 차종인 산타페(4만1천683대)와 투싼ix(1만8천993대) 판매를 전년 동기대비 각각 69.2%, 9.7% 늘리는 한편 신규 출시한 맥스크루즈를 3천331대를 팔아 피치를 올렸다.
쌍용자동차(대표 이유일)도 41.1% 증가한 2만7천634대를 판매하면서 완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SUV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코란도C(8천410대), 렉스턴(3천352대)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27.7%, 134.7% 증가했고 야심차게 내놓은 코란도 투리모스도 5천27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 2월 출시한 투리스모 모델이 판매증가에 큰 역할을 했고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코란도C의 인기가 작년부터 높아지면서 올 상반기 판매 증가에 효과를 거뒀다”며 “특히 아웃도어 레저 붐이 일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더불어 2009년 쌍용 사태 이후 노사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는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국지엠(대표 세르지오호샤)의 경우 올란도 판매(6천210대)가 24.5% 줄고, 캡티바(2천924대)는 4.1%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신차인 트랙스 판매가 4천182대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RV 차량 판매(1만3천316대)는 20.7%나 증가했다.
반면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 이삼웅)와 르노삼성(대표 프랑수아프로보)은 SUV분야에서 판매가 되레 감소했다. 기아차는 상반기에 5만7천994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으며 르노삼성은 2천87대를 파는데 그쳐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6.6% 줄었다.
완성차업체들은 여름 휴가철을 겨냥한 시승 등의 이벤트와 각종 경품 공세를 펼치며 하반기에도 SUV돌풍을 이어나가기 위해 다각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편, 현대차의 상반기 국내 시장 점유율은 45.8%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차의 점유율(36.2%)과 합하면 무려 82%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