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하이브리드시장서 존재감 없어..현대차 나홀로 분투

2013-07-11     김건우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회장 정몽구)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시장을 홀로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올해 국산차 판매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도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에 이어 전기자동차 양산에 착수해 친환경자동차 생산을 더욱 늘릴 계획이며 한국지엠과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도 전기차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11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올 상반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는 1만 2천88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8천288대에 비해 35% 감소한 수치다.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 윤갑한)는 올 상반기에 하이브리드 자동차 7천504대를 팔아 지난해 상반기보다 14.1%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 이삼웅)는 포르테와 K5 판매가 부진을 보이며 판매대수가 60%나 줄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먼저 성공해 시장을 선점한 한국토요타의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를 합친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올 상반기에 2천84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토요타는 전체 판매대수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32.4%에서 올 상반기 41%로 확대될 만큼 하이브리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늦게 뛰어들어 아직 인지도와 신뢰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무의미할 정도로 국내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지엠(대표 세르지오 호샤)의 경우 중대형급인 알페온 2.4를 생산하고 있으나 판매는 미미한 수준이다.

쌍용자동차(대표 이유일)는 정부 지원을 받아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을 위한 기술을 확보했으나 2009년 파업사태 이후 아예 생산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사업이 이제 겨울 싹을 틔우고 있는 상황에서 맏형인 현대기아차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토요타의 경우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 승용차 프리우스를 출시해 최근 누적 판매대수 300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는 높은 연비와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으로 각 업체가 수년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일반 차량에 비해 고가이다보니 소비자들의 부담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를 불편 없이 이용할 만한 인프라 구축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쏘울을 모델로 전기차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스파크 전기차를 선보이기로 했고, 르노삼성은 올해 말부터 전기차인 SM3 Z.E. 양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쌍용차의 경우 출시일은 미정이나 코란도C를 모델로 전기차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나 전기차 같이 연비가 좋고 친환경적인 자동차 개발은 완성차 업계가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통의 과제”라며 “전기차 역시 실용화와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판매 가격 책정이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