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6억 예상

2013-07-12     민경화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민경화 기자]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일가가 물어야 할 일감몰이 증여세는 6억 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박 회장의 장·차남 등이 99.9% 지분을 보유한 서영E&T가 거의 내부거래로만 매출을 올린 데 따른 결과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박문덕 회장과 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전무, 차남 박재홍 씨, 박 회장의 형인 박문효 하이트산업 회장 등 4명이 일감몰이 증여세로 총 5억8천400만 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박 전무가 내야 할 증여세가 4억4천4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재홍 씨가 8천300만 원, 박문덕 회장이 5천200만 원, 박문효 회장이 500만 원이었다.


박 전무는 30위권 밖 중견그룹 오너 중 증여세 부과 대상자인 26명 중에서 세번째로 과세액이 많았다. 재홍 씨가 7위, 박문덕 회장이 8위를 기록하며 세 부자가 모두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이트진로 오너일가에 대한 증여세 부과는 전부 서영E&T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서영E&T는 지난해 매출 1천117억 원 중 97.2%인 1천86억 원이 내부거래 매출이었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억울한 측면도 있다.


2001년에 설립된 서영E&T는 맥주 냉각기 제조와 판매업을 하는 회사로 처음에는 오너 일가 중에는 박재홍 씨만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었다.
 
2007년 12월 박 전무가 나머지 73% 지분을 모두 취득했으며, 현재 오너일가가 지분이 99.9%에 이르는 가족회사다.


올해 1분기말 현재 개인별 지분율은 박 전무가 58%, 재홍씨 22%, 박문덕 회장 15%, 박문효 회장 5%다.


서영E&T는 지난 2007년 박 전무가 지분 73%를 인수해 가족기업으로 바뀐 이후 내부거래를 통해 고속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 2007년 142억 원에서 그 다음해 623억 원으로 4배 이상 껑충 뛰었으며 지난해 1천억 원을 돌파했다. 박 회장의 두 아들이 주인이 된지 불과 6년만에 매출이 약 8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서영E&T는 내부거래매출을 공시하지 않은 2008년과 2009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율은 2007년 98.1%였고 2010년엔 100%, 2011년엔 96.2%, 2012년엔 97.2%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측은 국내에서 생맥주 기자재를 생산하는 회사가 서영E&T밖에 없어 부득이 내부거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이트진로관계자는 “국내에서 생맥주 기자재를 생산하는 회사는 서영E&T 뿐”이라며 “실제 하이트진로 뿐 아니라 수입맥주업체들도 서영이앤티를 통해 생맥주 기자재를 구입하고 있는 상황으로 일감을 의도적으로 몰아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국내 62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금융그룹 제외) 중 30위권 밖 총수가 있는 16개 중견 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집계한 결과 총 26명, 41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1인당 1억6천만 원 수준이다. 단 이번조사는 직접출자만 고려해 과세액을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