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추락.. 중동 저가 수주 덫 걸렸나?

2013-07-19     김건우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 연속 실적 쇼크에 빠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때 삼성그룹의 '못난이 3인방'으로 꼽히다가 고속성장을 통해 백조로 탈바꿈했지만 또 다시 '못난이'시절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2009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지난해까지 양호한 성적을 냈던 박기석 사장의 경영능력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수익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올 2분기에는 매출 2조6천억 원, 영업손실 88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나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 2천197억6천만 원 적자를 냈던 것에 비하면 사정이 크게 나아지기는 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2%를 시작으로 4분기 -13%, 올 1분기 -240%에 이어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매출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끝에 겨우 이번 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인 4월 16일 9만2천 원이었던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분기 실적이 공개된 직후인 17일 6만9천500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역시 3조6천억 원에서 2조7천억 원으로 24%나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3년 이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매출이 해마다 증가하며 삼성물산과 그룹 대표 건설사 자리를 다툴 정도로 고속성장을 이뤄왔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긴 정연주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2003년부터 2009년까지는 연 평균 17%의 고속성장을 이뤘다.

박기석 사장도 취임 첫해인 2010년 매출 증가율 38%를 기록한 데 이어 2011년 94%, 지난해 23%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고속질주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중동 건설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건설시장에서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낼 정도로 형편 없는 성적을 거뒀다. 이때문에 정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CEO로 취임하자마자 해외 수주에 대한 심의절차를 강화하며 해외매출 비중을 취임 2년 만에 42%에서 31%로 낮췄다.

그러나 국내 건설 경기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해외 수주에 나서 정 부회장이 퇴임하던 2009년에는 71%까지 치솟았고, 박 사장 취임 후 지난해 80%까지 높아졌다.

문제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앞다퉈 해외 공사에 뛰어들면서 저가 수주가 이뤄지는 바람에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중동에서 수주한 프로젝트가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정 부회장이 임기 말에 수주한 아랍에미리트 타크리어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 공사에서도 손실이 우려된다. 중동 저가수주로 큰 피해를 입은 GS건설이 동일 현장의 다른 패키지 공사에서 5천억 원 가량의 대규모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2분기 영업손실이 다른 해외현장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것 일뿐 아랍에미레이트 현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실적에 업계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