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홍기택 회장 취임 후 기업 지분가치 700억 증발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KDB산업은행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이 최근 3개월여 동안 적지 않은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18개사의 지분 가치가 지난 4월 9일 2조9천230억 원에서 이달 24일 현재 2조8천523억 원으로 2.4% 감소했다.
지주사와 은행에 새 수장으로 홍기택 회장(사진)이 취임하고 100여 일만에 평가액이 707억 원이나 증발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912.08에서 1912.08로 0.25% 하락에 그쳤고, 신임 회장 취임시 시장의 기대치가 반영돼 주가가 오르는 게 통례인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 현상이다.
산업은행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18개사 가운데 지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오리엔탈정공(대표 서상원)으로 33.92%이고, 쓰리피시스템(대표 노운호)은 5.5%로 가장 낮다.
18개사 중 12개사의 주가가 홍 회장 취임후 하락하면서 산업은행 보유지분의 가치도 하락했다.
지분가치가 제일 축소된 회사는 선상 크레인 전문회사인 오리엔탈정공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8일 2천975원이던 주가가 7월24일에는 1천545원으로 48.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분가치가 1천800억 원에서 935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오리엔탈정공은 부실경영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겨우 살아난 케이스. 연초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부실채권 2천400억 원 규모를 출자전환하면서 간신히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했다.
STX팬오션(대표 강덕수·유천일)도 지분가치가 1천99억 원에서 454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STX팬오션은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로, 산업은행이 지분 14.99%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가가 3천560원에서 1천470원으로 최근 3개월여 동안 58.7% 추락했다.
이어 금호석유화학(대표 박찬구·김성채)도 10만 원이 넘던 주가가 8만 원대로 하락하면서 산업은행의 보유 지분가치가 500억 원이상 쪼그라들었다. 산업은행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14.05%를 갖고 있는데 지분가치가 4천303억 원에서 3천785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 외에 금호타이어(대표 박삼구·김창규)는 지분가치가 3천535억 원에서 3천461억 원으로 74억 원 줄었다. 금호타이어 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지분율이 20.1%다.
또 쌍용양회공업(대표 야마시타유타카·이윤호)이 58억 원, 포스코플랜텍(대표 강창균)은 56억 원, 유니슨(대표 김두훈)은 53억 원, 벽산건설(대표 김남용)이 31억 원씩 지분가치가 줄었다. 쓰리피시스템(대표 노운호)과 에버테크노(대표 정백운), 경남제약(대표 오창환), 이큐스앤자루(대표 이남욱·윤정혁) 등도 소폭 하락했다.
이에 비해 산업은행 지분율이 31.48%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대표 고재호)은 지분가치가 늘어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주가가 2만6천750원에서 2만8천950원으로 8.2% 오르면서 지분가치가 1천325억 원 늘어난 1조7천433억 원에 달했다.
또 산업은행이 지분 12.05%를 가진 남광토건(대표 최장식)도 바닥을 쳤던 주가가 4배 가까이 오름세를 타면서 지분가치가 266억 원 늘었다.
이 외에 소셜미디어99(대표 김종호)가 1억 원, 지엠피(대표 김양평)는 6억 원, 지아이블루(대표 신용현)와 삼기오토모티브(대표 김상현·김남곤)도 7억 원씩 지분 가치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