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계열사 태반이 평균 미달…뭐가 문제?

2013-07-31     김종혁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종혁 기자] 500대 기업 가운데 30대 그룹 계열사의 직원 근속 연수가 평균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28개 그룹 가운데 16곳의 근속연수가 500대 기업보다 낮았고, 삼성과 LG, 롯데 등 재계 서열 5위권 이내의 대형 그룹들도 근속 연수가 10년에 미치지 못했다.

31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500대 기업에 포함된 30대 그룹 계열사 중 관련 정보를 공개한 168개사의 지난해 직원 평균 근속 연수는 9.4년으로 전년도 9.5년보다 소폭 단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직원 처우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30대 그룹 계열사의 평균 근속 연수가 500대 기업 평균 10.3년에 1년 가량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룹별로 따질 경우 평균 근속 연수가 10년 이상인 곳은 15곳이었고, 나머지 그룹 가운데 하위 13곳은 10년을 밑돌았다.

 


근속 연수가 가장 높은 곳은 대우조선해양(대표 고재호)으로 16.1년을 기록했고 S-Oil(대표 나세르 알 마하셔)이 14.9년으로 뒤를 이었다. 두 회사는 500대 기업에 포함된 다른 계열사가 없어 단일 회사 수치만 반영됐다.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과 동국제강그룹(회장 장세주)이 13.3년으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은 근속연수가 전년도와 동일한 반면, 동국제강그룹은 전년보다 소폭 단축됐다. 두 그룹은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현대중공업 계열사는 5개, 동국제강 계열사는 2개였다.

KT(회장 이석채)는 2개 계열사 평균 근속연수가 12.7년이었고, LS그룹(회장 구자열) 6개 계열사는 11.8년이었다. 이어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삼구)이 11.5년, 효성(회장 조석래)이 10.9년, 한진(회장 조양호)이 10.8년,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이 10.4년으로 뒤를 이었다.

한 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계열사들 중에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그동안의 인사적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이어가면서 명예퇴직자들이 증가한 반면 신규 채용으로 새로운 인력들이 늘어나면서 근속 연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회장 최태원)과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은 각각 10.3년이었고, 포스코(회장 정준양)가 10.2년, 두산그룹(회장 박용만)이 10.1년, 현대그룹(회장 현정은)이 10년으로 간신히 10년을 넘겼다. 니머지 13개 그룹의 근속연수는 10년을 밑돌았다.

CJ그룹(회장 이재현)는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5.6년으로 가장 짧았고 신세계(회장 이명희)가 5.9년, 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은 6.6년에 그쳤다. 식품 및 유통업체 특성상 여직원 비율이 높은 게 근속연수를 크게 깎은 것으로 풀이된다. OCI그룹(회장 이수영)과 영풍그룹(회장 장형진)은 나란히 7.2년을 기록해 하위 5개 그룹에 속했다.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회장 이건희) 18개 계열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9.1년으로 18위에 그쳤으며, 재계 5위인 롯데그룹(회장 신격호)이 20위, 재계서열 4위인 LG그룹(회장 구본무)이 2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구조조정 중인 STX그룹(회장 강덕수)은 전년보다 근속연수가 길어졌으나 10년을 밑돌았고, 대림그룹(회장 이준용)과 대우건설(대표 박영식)도 9.1년과 8.7년에 그쳤다. 또 동부그룹(회장 김준기)이 7.5년, GS그룹(회장 허창수)이 7.3년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 그룹사 관계자는 “그룹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젊은 층의 인재를 필요로 하는 IT, 전자, 서비스 등의 업종은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높고 창업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조사 대상 중 근속 연수가 증가한 곳은 11개 그룹, 56개사로 25%에 불과했다.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KT로 10.5%가 늘었으며 STX그룹이 9.9%, 신세계그룹 6.3%, CJ그룹 5.6%, 두산그룹이 5.1%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동국제강그룹은 10.2%, 현대백화점그룹은 9.8%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한편 재계 29위인 부영그룹(회장 이중근)과 한국GM(대표 세르지오 호샤)은 500대 기업 내에 연봉 정보를 공시한 계열사가 없어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