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근속연수, 조선사는 '텃새'...엔지니어링은 '철새'?
2013-08-01 김종혁 기자
1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관련 정보를 공개한 조선·설비·기계 업종 19개사의 직원 근속연수는 지난해 기준 평균 10.96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500대 기업 전체 평균치인 10.3년보다 7개월 가량 긴 수치다. 조사대상 19개사 가운데 평균치에 미달된 곳은 단 7개사였다.
근속연수가 가장 긴 기업은 철도차량제작업체인 현대로템(대표 한규환)으로 18년을 기록했다. 특히 2위부터 6위까지는 조선업체들이 차지했다. 현대중공업(대표 이재성)이 17.9년으로 2위를 기록했고 대우조선해양(대표 고재호)이 17.4년, 현대미포조선(대표 최원길)이 15.1년으로 뒤를 이었다.
한진중공업(송화영 최성문)은 13.8년, 현대삼호중공업(대표 하경진)은 13.2년이었다. 다른 조선업체 중에는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이 10위에 턱걸이 한 반면, 구조조정 중인 STX조선해양은 근속연수가 8년을 겨우 넘기며 500대 기업 평균치에 크게 못 미쳤다.
조선업종의 근속연수가 높게 나타난 데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숙련된 현장 인력들이 근무를 오래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복지, 연봉 등에서 처우를 잘해주고 있고, 기업들 전반에 정년이 늘고 있다는 점도 근속연수가 길어지고 있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업체 관계자는 “노조의 영향이 근속연수에도 분명히 반영되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두산중공업(대표 박지원 한기선)은 12.5년, 두산인프라코어(대표 김용성 이오규)가 12.4년, 현대엘리베이터(대표 한상호)가 12.2년, STX엔진(대표 최임엽)이 10.9년으로 500대 기업 평균치를 넘겼다.
반면 엔지니어링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근속연수가 짧았다.
현대엔지니어링(대표 김위철)이 6년, 포스코엔지니어링(대표 김수관)이 5.6년, 삼성엔지니어링(대표 박기석)과 포스코플랜텍(대표 강창균)이 각각 4.7년으로 하위권을 형성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업종의 특성상 해외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력을 현지에서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종료시 계약이 종료돼 전체 근속연수가 짧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본사 직원 등 정규직들은 다른 기업과 비슷한 근속연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펼쳐왔던 두산(대표 박용만 이재경)이 8.2년, 두산엔진(대표 김동철 조남석) 8년, STX중공업(대표 이찬우)이 7년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조선·기계·설비 분야 기업 19개 기업들 중 11곳이 근속연수가 늘어났고, 나머지는 늘었거나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두산엔진은 근속연수가 11.1%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며, STX조선해양은 10.1%로 그 뒤를 이었다. 또 STX중공업이 6.1%, 포스코플랜텍은 4.4%, 현대삼호중공업 3.9%, 삼성중공업 3.8%, 한진중공업 3.6% 순이다.
조선분야는 근속연수도 상대적으로 길고 증가율에서도 상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16.7%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다. STX엔진은 11.5%, 포스코엔지니어링은 6.7%, 현대엘리베이터는 6.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