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IT업종은 '철새 도래지'?… 근속연수 8년
500대 기업 평균치 넘는 곳 25곳 중 단 5개
2013-08-01 이호정 기자
전지·전선 등 일부 업종의 경우는 평균 근속연수가 10년을 넘지만, 높은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전자·반도체 업체들의 경우는 평균 근속연수가 채 5년도 못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1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관련 정보를 공개한 전자 및 IT업종 25개사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8년으로 집계됐다.
2011년 평균 7.8년에 비해 소폭 늘어났지만, 500대 기업 전체 평균인 10.3년에 비해선 2년 이상 짧았다. 전자 및 IT업종 특성상 신규 인력 충원이 어느 분야보다 많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직률도 높아 평균 근속연수가 짧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패키징 회사 관계자는 “생산직은 주로 고졸을 많이 뽑는데 일이 힘들다보니 채 2~3년을 못버티고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한 뒤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일수록 평균 근속연수가 더 짧다”고 말했다.
실제 전기회로 생산업체인 인터플렉스(대표 배철한)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국내외 대기업을 상대로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평균 근속연수 2.3년으로 25개사 중 가장 짧았다.
또 휴맥스(대표 변대규)도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매출은 고공성장 중이지만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8년에 불과했으며, 세계 5대 LED 소자 기업인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가 3.7년, 삼성전기 출신 엔지니어들이 만든 파트론(대표 김종구)이 3.9년으로 하위권을 형성했다.
이에 비해 로켓트 밧데리로 유명한 세방전지(대표 임동준)는 평균 근속연수가 14.6년으로 전자, IT 25개사 가운데 가장 길었다. 전년도 14.8년에 비해선 다소 짧아졌는데 이는 생산직 직원 일부가 정년퇴임해 신규 직원을 채용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대한전선(대표 손관호)이 평균 14년으로 2위를 차지했다. 대한전선 측은 기능직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만 따진 것이라며 실제보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테크윈(대표 김철교)이 13.4년, LS산전(대표 구자균)이 13.2년, LS전선(대표 구자엽)이 13.1년으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대표 박상진)가 9.8년, 대덕전자(대표 김영재)가 9.5년, 삼성전기(대표 최치준)와 LS엠트론(대표 구자열)이 9.1년, 삼성전자(대표 권오현)가 9년, 가온전선(대표 구자엽)이 8.9년,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가 8.5년, LG실트론(대표 변영삼)과 LG전자(대표 구본준)가 8.3년으로 업종 전체 평균보다 길었다.
한편 근속연수가 전년보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대한전선으로 5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무직을 포함한 전체 직원 근속연수는 이보다 증가율이 낮을 것으로 추정돼, 실제로는 휴맥스가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휴맥스 역시 평균 근속연수가 1.9년에서 2.8년으로 증가한 것이어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밖에 LS산전이 17.6%, 인탑스(대표 김재경)가 16%, 에스에이엠티(대표 성재생)가 15.5% 늘었다.
이에 반해 가온전선(대표 구자엽)은 35%나 단축됐다. 가온전선 관계자는 “근속연수가 높은 현장직 직원들의 정년퇴임과 함께 신입사원 채용이 많아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평균근속연수 감소율 상위 기업은 인터플레스 34%, LS엠트론 21.6%, 엠케이전자 11.8%, LG전자 7.8%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