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근속연수, 자동차·철강은 '말뚝'…금융계열사 '메뚜기'
2013-08-02 김종혁 기자
2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500대 기업 가운데 관련 정보를 공개한 현대차그룹 17개 계열사의 직원 근속연수는 지난해 기준 평균 10.4년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0.8년에 비해 3.9% 줄었지만, 500대 기업 평균인 10.3년은 살짝 넘긴 수치다.
스테인리스강판을 생산하는 현대비앤지스틸(대표 정의선)이 19.3년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가장 근속연수가 가장 길었다. 연혁이 50년에 달하는데다 현장 중심의 제조업 특성상 근속연수가 상대적으로 길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전신은 1966년 설립된 삼양특수강으로 1997년 상호가 변경된 삼미특수강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되면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탔다.
이어 근속연수 18년으로 2위에 오른 현대로템(대표 한규환)은 전동차 등의 산업기계류 생산업체로 지난해 매출 3조1천166억 원 규모의 대표 계열사 중 하나다.
그룹 핵심인 현대차, 기아차와 부품업체들은 3~7위를 휩쓸었다.
그룹 관계자는 자동차분야가 현장직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고, 복지 등의 환경이 뒷받침되고 있어 비교적 근속연수가 길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조의 영향력이 센 것도 근속연수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 이삼웅)는 17.8년, 그룹 핵심이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 윤갑한)은 17.5년으로 나란히 3~4위를 차지했다.
주력 부품 생산업체인 현대다이모스(대표 윤준모)는 13.9년, 현대위아(대표 정명철)은 13년, 현대모비스(대표 전호석)은 12.9년으로 나란히 상위권에 속했다.
또 현대기아차에 철강을 공급하는 양대 회사인 현대제철(대표 박승하 우유철)과 현대하이스코(대표 신성재)는 각각 10.6년, 8.6년으로 10위 안에 들었다. 현대건설(대표 정수현)은 11.2년으로 8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금융 계열사는 근속연수가 짧았다.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사장이 맡고 있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각각 6.6년, 5.2년에 불과해 자동차, 철강 계열사와 큰 차이를 보였다.
현대캐피탈은 1993년, 현대카드는 1995년에 설립돼 자동차, 철강 계열사보다 역사가 짧은데다 이직이 잦은 금융업종의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HMC투자증권(대표 제갈걸)도 근속연수가 4.1년에 불과했다. 이 회사 역시 전신인 신흥증권이 문을 닫고 2008년에 현대차그룹에 편입돼 연혁이 짧고, 증권업종도 이직이 빈번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밖에 현대엔지니어링(대표 김위철)이 12위, 현대파워텍(대표 임영득)이 13위를 차지했다. 현대글로비스(대표 김경배)는 4년, 현대엠코(대표 손효원)은 3.4년으로 나란히 16~17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17개 계열사 중 9곳이 전년에 비해 근속연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현대하이스코는 근속연수가 28%나 줄었다. 이는 올해 준공한 2냉연공장을 대비해 신규 인력을 영입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HMC투자증권은 근속연수가 26.2%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