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짜리 명품 시계 분해조립비가 무려 50만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시계가 고장날 경우 수리비용 역시 일반시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보증기간이 경과했거나, 사용자 과실일 경우 엄청난 수리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반복적으로 고장난 500만원대 명품 시계의 고장 원인과 수리비용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 측이 서로 다른 주장으로 갈등을 빚었다.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 사는 이 모(남.52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0년 3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470만원 상당의 불가리 시계를 부부세트로 약 1천만원에 구입했다.
1년 후인 2011년 아내 시계의 시간이 틀리기 시작하더니 2012년 7월에는 이 씨의 것도 하루에 2~4시간씩 늦어 도저히 착용이 불가능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2010년 9월에 불가리 시계를 구입한 형마저 똑같은 현상을 겪고 있었다. 이 씨는 제품 불량을 확신하고 지난 7월 다시 매장 측으로 수리를 의뢰하자 50만원의 수리비용을 안내했다.
“비슷한 시점에 구입한 3개 모두 동일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부품 결함이 의심된다”는 이 씨의 지적에 담당자는 “점검 결과 생활상의 충격에 의한 고장으로 판명됐다”고 일축하며 분해조립 비용 50만원에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씨는 500만 원대의 고가 시계 3개 모두 생활상 충격으로 연거푸 고장이 발생했다는 업체 측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6년 전 20만원 대에 구매해 착용해온 타 브랜드 제품도 지금껏 동일 환경에서 아무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다”며 “설사 생활 충격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 쉽게 망가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불가리 관계자는 “AS센터에는 장인 수준의 전문가들이 시계의 오류 내용을 면면히 점검하기 때문에 결과는 신뢰할 만하다”며 “침대나 카펫 등 부드러운 곳일지라도 시계를 떨어뜨리면 외관상 문제는 없어도 무브먼트에는 큰 충격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가리 시계는 100~200여 개의 미세한 부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2년마다 한 번씩 매장을 통해 점검을 받는 것이 시계를 오래도록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는 “명품이라 고이 모셔둬야 하는 거였다니...품질과 서비스 모두 바닥수준인 불가리의 불매 운동을 펼치고 싶을 정도”라며 애매한 기준을 적용해 수리비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