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상반기 실적 온통 '먹구름'

이익률 하락에 생산성 '후퇴'…신한 '한동우 호' 선방

2013-08-03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금융권의 올 상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4대 금융지주와 주요 시중은행의 수익지표가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기 때문이다.

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총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5조3천89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7천318억 원으로 4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감소로 인해 4대 금융지주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나란히 하락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ROE가 가장 높은 곳은 신한금융(회장 한동우)의 경우 지난해 말 9.3%에서 올 상반기 8%로 1.3%포인트 하락했다.

그나마 하락폭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작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2위인 하나금융(회장 김정태)은 같은 기간 ROE가 10.7%에서 6.6%로 4.1%포인트나 떨어졌고 KB금융(회장 임영록)은 7.5%에서 4.6%로 2.8% 하락했다.

우리금융(회장 이순우)은 9%에서 3.9%로 5.1%나 떨어져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자본총계)으로 나눈 값으로 자본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수익지표 가운데 하나다.

순이익 규모는 하나금융이 지난해 상반기 1조5천800억 원에서 올 상반기 5천900억 원으로 62.4%나 감소했다.

KB금융은 1조1천억 원에서 5천700억 원으로 50.2% 줄었고, 우리금융은 1천900억 원에서 4천400억 원으로 59.4% 감소했다.

이에 비해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1조5천400억 원에서 1조1천100억 원으로 27.8%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은행이 그나마 선방을 한 셈이다.


4대 금융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5개 시중은행의 성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직원 1인당 생산성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일제히 후퇴한 탓이다.

5대 은행 가운데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신한은행(행장 서진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6천800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4천800만 원으로 29.8% 감소했다.

생산성이 2번째로 높은 하나은행(행장 김종준)은 같은 기간 4천300만 원에서 3천700만 원으로 15.2% 줄었고, 우리은행(행장 이순우)은 전년보다 45.6% 감소한 2천600만 원을 기록했다.


1천900만 원으로 4위를 차지한 외환은행(행장 윤용로)은 1인당 생산성이 전년보다 66%나 감소하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올 1~2분기 전체적으로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라 이자수익 감소가 컸고, 2분기의 경우 전년대비 환율상승에 따른 환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지난해의 경우 하이닉스 지분매각이익(1천331억 원)이 있어서 올해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행장 이건호)은 감소율이 45.4%로 5개 은행 가운데 중간을 차지했지만 금액이 1천600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생산성이 가장 낮은 것에 대해 "업계 전반으로 저금리 기조로 인해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전제하며 "올 상반기 영업외 손익의 일회성 요인 발생하면서 상반기 중 1천99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그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