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월마켓' 먹튀 피해 봇물...소비자들 발동동
시중에서 구하긴 힘든 브랜드 신발을 해외구매 대행으로 판매한다며 고객을 끌어모은 뒤 돈을 받고 사라지는 온라인몰 피해가 여전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전북 익산시 남중동에 사는 장 모(남.21)씨 역시 100여명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장 씨는 지난 7월 26일 인터넷 쇼핑몰 ‘월마켓’에서 버켄스탁 밀라노 샌들을 8만9천원에 구입했다. 평소 갖고 싶었던 브랜드 제품이었지만 국내에서 구매 대행하는 여러 쇼핑몰의 판매가격이 비싸고 사이즈가 품절되는 경우가 많아 좀처럼 구매 기회가 오지 않았었다.
제품 가격을 무통장으로 입급 후 '해외에서 제품이 들어오기 까지 2~3주 가량 소요된다'는 공지사항만을 믿고 배송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장 씨가 의심이 든 것은 그로부터 열흘 뒤인 지난 8월 5일. 쇼핑몰 홈페이지에도 물품 배송에 관한 이야기가 전혀 없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였다.
월마켓 측은 “마침 물품이 들어왔다”며 우체국 택배를 통해 제품을 보내겠다고 호언장담 했다. 운송장 번호를 받지 못했다고 문의하자 내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안내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택배가 도착하지 않아 우체국으로 문의하자 장 씨 앞으로 배달될 택배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뭔가 잘못됐다 싶어 월마켓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홈페이지마저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사라진 뒤였다.
장 씨는 “인터넷 쇼핑몰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그럴 듯한 말로 둘러대기만 하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결국 거짓말로 밝혀진 만큼 경찰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토로했다.
월마켓 측은 먹튀 전 사기 영업을 숨기기 위해 교묘한 방법을 이용해 소비자들 현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피해자의 경우 월마켓에서 보낸 택배 속에 신발이 아닌 선크림과 패스트푸드 무료이용권이 들어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이 동봉된 편지에는 ‘주문 폭주로 인해 배송이 지연돼 죄송한 마음에 자그마한 사은품을 준비했다. 일주일 뒤에도 물품이 도착하지 않을 경우 환불해주겠다’고 쓰여 있었지만 일주일 후 연락 두절됐다.
이 같은 피해 접수가 속출하자 담당 행정처인 안양시청에서도 직접 사무실을 방문해 시정공고를 내렸지만 ‘사기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안양시청 관계자는 “해당 쇼핑몰은 지난 6월14일 용인시에 최초 등록된 뒤 6월20일 안양으로 전입해온 신규 사이트”라며 “현장을 방문해봤더니 사무실에 물건도 없었고 전화도 일부러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접수된 건만 150여 건이며, 아직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8월 초부터 신고가 줄을 잇고 있어 현재 담당팀을 꾸려 수사 중”이라며 “정확한 피해 액수나 환불 등 처리 절차에 대해서는 더 수사가 진행돼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싼 가격과 홍보 이벤트 등에 낚여 신규 사이트에서 구매한 뒤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보다 안전한 사이트에서 구매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거나 해외구매대행 등의 사이트는 한 번 의심을 해보고 언제 설립된 회사인지? 통신판매업 등록을 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