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모은 옥션 포인트, 바람처럼 순식간 소멸

문자·이메일 통보 없어.."홈페이지 보고 각자 관리해야지~"

2013-09-21     문지혜 기자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가 제대로 된 공지 없이 소멸되고 있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업체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유효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별도로 고지를 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유 모(여.45)씨는 "제품 홍보나 이벤트 등에 대해서는 수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고객의 소중한 자산인  포인트 소멸에 대한 고지 의무는 없다니...이렇게 사라진 포인트가 과연 얼마일 지 상상이 안된다"며 기막혀했다.

유 씨는 올해 초 몇 년 동안 모아온 1만8천900원의 포인트가 한꺼번에 사라져버린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했다.


지난 1월1일 연휴를 맞은 유 씨는 쇼핑몰에서  새해선물을 마련하고자 평소 자주 이용하던 옥션을 찾았다. 명절선물 준비 등 갑자기 큰 지출이 나갈 때를 대비해 평소 인터넷 쇼핑을 할 때마다 옥션 포인트를 차곡차곡 모아왔기 때문.


그동안 유 씨는 이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꼼꼼하게 상품평을 남기고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많이는 아니지만 꾸준히 모으는 재미도 쏠쏠했다.

심지어 포인트가 일정 기간 이후 소멸될 것을 우려해 이머니(e-money)로 교환까지 해놓은 상태였다. 옥션은 포인트가 5천점이 쌓일 때마다 이머니 5천원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머니가 포인트보다 활용 폭이 넓다.


이렇게  힘들게 모아둔 이머니가 한순간 소멸되는데도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한 유 씨가 업체 측으로 문의하자 '이머니 유효기간은 포인트를 환전한 다음해 12월31일까지여서 1월1일이 되면서 유효기간 경과로 소멸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유 씨가 포인트와 이머니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공지를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소멸 직전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조차 받지 못했다고 항의하자 “사이트 ‘마이옥션’ 창에서 포인트 및 이머니 소멸이 언제 이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연락할 의무가 없다”고 대답했다.

유 씨는 “다른 사이트를 이용할 때는 포인트가 사라질 때마다 소멸 안내 문자를 받았었는데 옥션의 태도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며 “10년 동안 옥션을 이용해온 단골인데 이젠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포인트 소멸에 대한 공지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고 답변을 받는 데도 무려 8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며 "이제는 오픈마켓 포인트 유효기간까지 스케쥴 관리해야 하는 힘든 세상"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포인트를 이머니로 환전할 때 유효기간이 언제까지라고 팝업으로 고지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또한 마이옥션의 이머니 상세내역에서 수시로 유효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별도로 소멸 안내 문자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