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 '희비쌍곡선'...장재영 '웃고' 신헌 '울고'

2013-08-21     문지혜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백화점 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신세계와 롯데 백화점이 CEO 교체 이후 상반된 실적곡선을 그리며 대조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말 장재영 사장이 취임한 후 불과 2분기만에 수익이 급반등하고 있는 반면, 롯데백화점은 롯데쇼핑 신헌 사장이 취임한 이후 최근 6분기 연속 수익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작년 말 장재영 사장이 취임한 이후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7% 늘고, 2분기 매출도 1.4% 증가했다.

장 사장 취임 전인 지난해 매출증가율이 1분기 2.4%, 2분기 4.9%였던 것과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한 셈이지만, 최근 소비부진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신세계는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2분기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서며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도 1.6%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7.8%, 6.1%나 후퇴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증가율이 0.8%로 극히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매출이 뒷걸음질을 친데 이어 2분기마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신헌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1분기부터 따질 경우 지난해 매출은 줄곧 한 자릿수 증가율을 맴돌다 올해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영업이익은 6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신헌 사장은 '신동빈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지만, 백화점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기대에 부응치 못하는 모습이다.

신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 사장으로 전격 발탁한 인물이다.

신 사장은 취임초부터 '젊고 패션이 강한 백화점'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임직원들의 옷차림에서부터 브랜드까지 젊은 컨셉으로 대대적으로 변화시켰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기존 브랜드를 90%가까이 교체하며 영플라자 1호점을 새단장해 오픈하는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불황에 강한 아울렛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청주점에 이어 올해초 서울역점을 새로 오픈하는 등 과감한 성장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때 보다도 독한 경기한파가 신 사장의 노력을 무위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 사장이 불황에 강한 아울렛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한 것은 확실히 칭찬할 일"이라면서도 "경기가 장기적으로 침체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이 부진해 지는 것은 신 사장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신세계 장재영 사장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며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장 사장은 신세계 마케팅담당 상무와 고객서비스본부장, 판매본부장까지 맡으며 약 30년간 마케팅과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로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 사장과 본점·강남점 등 신세계 주요 점장 출신들을 제치고 대표 자리를 맡으면서 주목의 대상이 됐다.

장 사장은 취임 이후 공격경영을 선언해 향후 성장에 보다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교외형 복합쇼핑몰 등 백화점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물색해 앞으로 1~2년 내에 선보일 것”이라며 복합쇼핑몰 건립에 앞으로 3년간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