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직원 연봉은 최고수준…생산성은 177위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국내 대기업들의 임금산정기준이 직원들의 1인당 생산성과는 거의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20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는 30대 그룹 소속 기업 중 두 번째로 높은 급여를 받고 있으나 직원들의 생산성은 중위권에 머물고 있어 임금인상을 포함한 노조의 각종 요구를 무색케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중 공시를 마친 365개 기업의 직원 1인당 생산성에서 30대 그룹에 속한 고연봉 기업들의 생산성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소속 기업 중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된 SK텔레콤의 경우 2012년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9천800만원으로 1위였으나 1인당 생산성은 365개사(500대기업 내 직원 평균급여 산출이 가능한 기업) 중에 50위에 머물렀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급여순위는 2,3위였으나 생산성 순위는 177위와 179위에 머물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천955명의 직원들이 16조3천억 원의 매출을 올려 1인당 생산성이 41억2천만 원으로 조사대상 기업 중 50위에 그쳤다.
연봉랭킹 2,3위인 현대·기아차의 급여와 생산성 격차는 엄청났다.
지난해 평균 9천400만원씩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된 현대자동차는 5만7천105명의 종업원이 84조4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 1인당 생산성이 14억7천만 원에 그쳤다.
이는 조사대상 기업 중 177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체 기업 중 중간 정도의 생산성이다.
더구나 현대차는 1인당 영업이익 생산성에서 1억4천800만 원에 그쳐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직원 연봉으로 지급된 셈이다.
현대차는 특히 자동차관련 업종 26개 업체 중에서도 연봉은 가장 높지만 생산성은 12위에 그치고 있고 현대차그룹 17개 기업 중에서도 급여는 가장 많이 받아 가지만 생산성은 11위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평균 연봉 9천1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으나 생산성은 14억5천800만 원으로 현대차보다 더 낮은 179위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연봉에 맞먹는 1억900만 원에 그쳐 영업이익 모두가 직원들의 연봉으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랭킹 8위인 현대그룹의 현대증권도 1인당 매출액이 8억4천800만 원으로 281위에 머물렀으나 2천534명의 직원들이 지난해 연봉 8억6천만 원씩을 챙겨갔고 현대차그룹의 현대로템도 평균 급여 8천200만 원으로 랭킹 14위의 고액연봉을 받았으나 생산성은 8억1천700만 원으로 289위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대로 SK이노베이션은 1천642명의 직원들이 평균 7천200만 원씩의 급여를 받아 급여랭킹은 42위에 머물렀으나 생산성은 446억5천900만 원을 기록,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우뚝 섰다.
SK그룹에서는 급여랭킹 47위였던 SK E&S와 22위였던 SK가스도 생산성에서는 299억2천600만 원과 282억9천800만 원으로 각각 생산성 순위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LS그룹의 E1은 급여랭킹에서도 8천500만 원으로 9위에 올랐지만 생산성에서도 그에 걸맞는 306억3천400만 원으로 2위를 마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