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에 1억 더!"...현대차 노조 요구는 '기네스북 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1억 연봉에 1억 더!"
무려 180가지에 달하는 요구조건을 내걸고 부분 파업에 돌입한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 김충호 윤갑한) 노조의 '무한질주'가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1인당 직원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글로벌 최고 수준'임에도,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매년 파업을 반복하는 현대차 노조의 행태가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20~21일 이틀간 노조의 부분파업 및 잔업 거부로 인해 4천212대, 860억 원 규모의 생산손실이 발생했으며 앞으로 파업 일수가 늘어날수록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 12주 동안의 주말 특근거부로 벌써 1조7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파업으로 손실규모가 2조원을 넘기는 건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이처럼 생산손실이 빚어지고 있지만 현대차는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 요구사항은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각종 수당인상, ▲성과급으로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지급, ▲노조간부 면책특권 부여, ▲61세까지 정년 연장, ▲장학금 전 자녀로 확대 및 대학 미진학 자녀 1천만 원 지급 등 180개에 달한다.
당장 전년도 순이익 5조 2천734억 원(단독기준)의 30%를 지급하라는 요구만 해도 회사 측에서 1조5천820억 원을 쏟아내야 한다. 이를 포함해 노조의 각종 요구를 수용할 경우 직원 1인당 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추가부담해야 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현대차의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에 육박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지나친 요구로 받아들여진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5천980만 원이고, 500대 기업 가운데 자동차분야 26개사의 평균 연봉은 6천300만 원이었다. 이에 비해 현대차의 직원 평균 연봉은 9천400만 원으로 500대 기업 평균치는 물론, 자동차업종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심지어 글로벌기업과 비교해도 현대차의 급여수준은 단연 최고 수준이다.
CEO스코어가 블름버그통신이 미국 노동청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정리한 미국 기업 평균 연봉자료를 토대로 비교한 결과, 포드모터를 비롯한 커민스, 델파이오토모티브, 보그워너, 굿이어타이어앤드러버 5개사의 평균 연봉은 6천400만 원 정도로 현대차보다 3천만 원이나 적었다.
같은 완성차업체인 포드모터도 8천100만 원으로 현대차보다 1천300만 원 낮았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도 1인당 1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과 각종 수당을 추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또 현대차 노조 파업 때마다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국내 공장의 생산성 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현대차 공장의 자동차 1대당 생산에 드는 시간(HPV, Hours Per Viehicle)은 30.5시간에 달한다. 미국 앨라바마공장은 15.4시간으로 국내공장 생산시간이 두 배 정도 더 소요된다. 북경현대(18.8시간)에 비해서는 11.7시간이 더 길다.
특히 국내공장의 지난해 HPV는 5년 전인 2008년보다 1시간 단축되는데 그쳤지만, 앨라바마는 5시간 이상, 북경현대는 약 4시간이나 단축해 국내공장과 격차를 더 벌렸다.
더욱이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로 인해 올 상반기 국내 공장의 생산대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다.
올 상반기 국내공장 생산대수는 92만7천239대로 전년 동기보다 6.9%(6만8천555대)가 줄었다. 같은 기간 북미공장은 18.9%가 증가한 21만413대를 기록했고 인도와 러시아 역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생산대수가 소폭이나마 늘었다. 유럽경기 침체로 터키공장이 1.4%, 체코공장이 4.8% 줄었지만 국내공장에 비해 감소폭이 작았다.
현대차 측은 국내공장 생산차질로 발생하는 단기적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22일 임단협 본협상을 시작으로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빠른 시간 내에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협상은 난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