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하이트진로·롯데칠성의 '짠물 경영'… 매출 감소에도 이익 증가

2013-08-23     문지혜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매출이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되레 늘었다고?'

국내 10대 식음료업체 중 농심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짠물 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 부진으로 올 상반기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들 3사의 '마른수건 쥐어짜기'식 경영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3사 매출은 3조3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1천537억 원보다 3.7% 줄어들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천2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천17억 원에 비해 11.2%나 증가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외형이 줄어들었음에도 내실은 오히려 탄탄해진 셈이다.
 

매출 기준으로 국내 식품업계 6위인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재혁)는 올 상기 매출이 1조951억 원으로 전년도 상반기 대비 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91억 원으로 6.8% 증가했다.

이는 고수익 부문의 매출 성장과 주류 부문의 가격인상 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원은 “소비경기와 기상 여건이 부정적이었으나 탄산음료를 비롯한 고수익 부분의 매출 성장이 계속됐고, 주류 부문의 가격인상 효과가 발휘됐다"고 전했다. 이어 "롯데칠성은 소비경기 부진의 여파가 음료시장에 가장 거셌음에도 입지 확대와 비용절감으로 실적개선을 이뤄냈다"며 "하반기도 고수익제품군의 비중 확대와 재료비 추가 하락 가능성 등으로 외부 여건에 영향 없이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심(대표 박준) 역시 올 상반기 매출은 1조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1억 원으로 10.5%나 증가했다.

농심은 삼다수 판매권이 광동제약으로 넘어가면서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받았지만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합쳐서 만든 ‘짜파구리’가 인기를 끈 덕분에 매출 감소폭을 줄이고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심 관계자는 “올 상반기 매출이 준 것은 지난해 12월부로 광동제약이 삼다수 판매권을 인수해 기존 농심에서 판매하던 삼다수 매출액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그에 비해서 짜파게티, 너구리와 같은 기존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라면 생산 효율성이 좋아져 영업이익이 예년보다는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는 올 상반기 매출 9천1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910억 원으로 16.2%나 늘어났다. 이는 소주가격인상과 비용절감효과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작년 12월 달 소주가격을 4년 만에 8%, 즉 72원 인상한 것이 영업이익면에서 도움이 됐다”며 “더불어 마케팅 및 SCM 비용을 절감했는데 이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이 늘어남에 따라 영업이익률 역시 나란히 개선됐다.

하이트진로는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 8%에서 올해 상반기 10%로 2%포인트 상승했다. 농심은 같은 기간 3.7%에서 4.3%로 0.6%포인트 올랐으며, 롯데칠성음료는 7.6%에서 8.1%로 0.5%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