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청첩장' 수백건 문자 발송돼 스미싱 사기범 몰릴 뻔
‘모바일 청첩장’을 가장한 스미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모바일 청첩장이라는 내용의 문자가 대량 발송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피해 소비자는 명확한 원인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27일 경기 파주에 사는 송 모(여)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엉뚱한 문자메시지가 수백 건 발송돼 초과요금이 발생했는데 문자사기라는 이유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9일 오전 11시쯤부터 계속해서 송 씨의 휴대폰으로 낯선 번호의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쇄도했다. 내용을 모두 '누구냐'는 질문이었다고.
처음에는 모르는 번호라 무시했는데 계속해서 한 번호가 아닌 다른 여러 번호로 전화가 오기 시작하자 이상하다싶어 부재중으로 찍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 물었다.
뜻밖에도 상대는 ‘모바일 청첩장’이라고 보낸 문자를 보고 전화를 했다고 답했다. 그런 문자를 보낸 적 없는 송 씨는 너무나 황당했다.
누군가 자신의 번호로 문자를 잘못 보낸 것 같아 계속 오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시했는데 1시간 후 통신사로부터 ‘메시지전송은 1일 500건만 가능하며 제한건수 초과로 이용이 제한됐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잠시 후 ‘(LTE 72) 기본메시지(450건) 모두 이용’이라는 안내 문자가 떴다.
실시간 요금조회로 문자 초과요금이 청구된 것을 확인하고 대리점에 가서 통화내역을 뽑아보니 1시간 동안 무려 580건의 문자가 자신의 번호로 발송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하소연했지만 상담원은 “문자사기(스미싱)로 보상을 해줄 수 없다”며 딱 잘랐다. 이어 “백신프로그램을 깔거나 서비스센터에 가서 초기화를 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송 씨는 “초과된 금액은 3천300원가량으로 얼마 안 되지만 하마터면 청첩장 스미싱 사기자로 몰린 뻔 했다.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며 스미싱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통신사 측이 시스템상의 보안 등에 대한 설명은 없이 무조건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리는 것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통신사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 모바일 청첩장을 위장한 스미싱 사기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모바일 청접장이 도착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와 연계된 링크를 무심코 눌렀다가 수십만원이 결제되는 피해가 빈번하다.
지난 13일에는 악성 앱이 포함된 청첩장 등을 보낸 뒤 억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스미싱 사기단이 적발되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