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KT&G 등 '중독성' 강한 산업이 영업이익률 상위 휩쓸어

2013-09-04     김문수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국내 500대 기업 중 올 상반기에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알짜 기업들은 하나같이 '강한 중독성'을 특징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 1위를 차지한 카지노기업 강원랜드를 비롯해 게임, 담배 등 중독성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기업이 상위권에 대거 몰렸다.


4일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 동기 대비 비교가 가능한 293개사(비상장 60개사 포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률 10%를 넘긴 기업은 강원랜드와 엔씨소프트 등 33개사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과 유통업이 각각 6개로 가장 많았고 공기업이 5개, 생활용품이 4개, 식음료업이 4개, IT전기전자업이 3개를 차지했다. 이밖에 자동차부품, 철강, 통신, 조선·기계·설비 업종이 영업이익률 '10% 클럽'에 각각 1개씩 올렸다.

500대 기업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랜드(대표 최흥집)로 올 상반기 매출이 6천512억 원, 영업이익이 2천113억 원이었다. 강원랜드의 영업이익률은 32.5%로 500대 기업 평균치인 5.8%의 6배가 넘는다. 강원랜드의 경우 카지노와 리조트업의 특성상 한 번 설비투자가 이뤄지면 추가 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데다 내국인용 카지노사업을 독점하고 있어 이익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높다.

영업이익률 2위 자리는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에게 돌아갔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3천768억 원, 영업이익 1천177억 원을 올려 영업이익률이 31.2%였다. 이어 현대백화점(대표 하병호)이 28.1%로 3위에 올랐다. 현대백화점은 올 1분기에 영업이익률 27.2%로 6위였으나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3계단 상승했다. 담배제조사인 KT&G(대표 민영진)는 27.5%의 영업이익률로 4위에 랭크됐다.

KT&G도 강원랜드와 마찬가지로 해당 업종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는 데 힘입어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KT&G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담배사업의 경우 매출 1조8천억 원에 영업이익 4천975억 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영업이익률 '톱5' 기업 가운데 카지노와 게임, 담배회사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 눈길을 끈다.

이어 네이버(대표 김상헌)가 24.3%,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가 21.3%로 5, 6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영업이익률 6위에 오르는 반전드라마를 썼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띄는 등 외부시장환경과 내부 요인이 맞아떨어지면서 영업이익률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기원), 현대홈쇼핑(대표 김인권)은 18%대 영업이익률 로 7~9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매출액 110조원, 영업이익 18조3천101억 원으로 16.6%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한전KPS(대표 태성은)와 영원무역(대표 성기학)은 15%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였고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 GS홈쇼핑(대표 허태수), 코웨이는 14%대를 기록했다. 이밖에 두산(대표 최광주)이 13.2%로 16위를 차지했고 한국남동발전(대표 장도수), 신세계(대표 장재영), 고려아연(대표 최창근·이의륭),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 파트론(대표 김종구)이 12%대 영업이익률로 뒤를 이었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1분기 10위에서 7계단 하락해 17위에 머물렀고 영원무역은 지난 1분기 19위에서 11위로 8계단 상승했다.

이밖에 SK텔레콤(대표 하성민) 등 5개사가 11%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한국전력기술(대표 김종식)등 7개사가 1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돈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56조7천98억 원, 영업이익은 25조5천579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14.9%, 영업이익은 43.6% 증가했다. 33개사 중 18개사는 영업이익률이 높아졌으나 15개사는 낮아졌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이익률이 30.4%포인트나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26.4%포인트 개선됐다.

나머지 기업들은 영업이익률 상승폭이 최대 7%포인트를 넘기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2분기에 희망퇴직금 정산 등으로 100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23억 원에 그쳐 영업이익률이 0.8%에 머무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이 3%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매출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IM(IT·모바일) 부문이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고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회복되면서 영업이익률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수력원자력, NHN,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강원랜드는 영업이익률이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