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는 보이는 부분만 마감처리한다?..밑판·뒷판에 곰팡이 가득

2013-09-06     조윤주 기자

가구에 곰팡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마감처리 과정, 사용 환경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특가상품의 경우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마감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구매 시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6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사는 이 모(여.36세)씨는 두달전 구입한 가구에 가득 핀 곰팡이의 발생 원인을 두고 제조사 측과 갈등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21일 오픈마켓에서 진행한 가구 행사에서 에몬스 가구의 침대, 거실장, 서랍장 등을 총 112만원에 구매했다.

아이 방에 침대를 설치한 후 얼마후부터 곰팡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는 이 씨. 침대를 설치한 지 한달쯤 지난 8월 중순이 되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돼 냄새의 근원지를 찾기 시작했다.

냄새의 근원은 다름아닌 아이 침대의 서랍. 마감처리가 돼 있지 않은 하단에 흰색 곰팡이가 잔뜩 피어 있었다.



▲ 마감처리가 되지 않은 데다 곰팡이가 잔뜩 핀 침대 서랍 하단의 상태.


장마철이라 그러려니 하며 곰팡이를 제거해 드라이로 말리고도 의심스러워 며칠 실온에 건조했지만 열흘 뒤 곰팡이가 재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랍이 내려 앉아 제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혹시나싶어 십년 이상 된 다른 가구들도 살펴봤지만 마감처리는 완벽했고 곰팡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침대와 함께 구매한 에몬스가구의 거실장은 600mm와 800mm 제품이 세트로 이뤄져 있는데 마감처리 된 600mm는 괜찮고  마감처리 안된 800mm 거실장에만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결국 마감처리 때문에 곰팡이가 발생했다고 확신한 이 씨는 곧장 에몬스가구 측에 마감처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본래 마감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

이 씨는 “가구를 제작할 때 방습과 방충처리는 기본이지 않느냐”며 “마감처리만 했어도 곰팡이가 피지 않았을 텐데 모든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니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가구에 핀 곰팡이는 습도와 온도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며 “마감처리는 방수나 코팅효과 등 역할을 하며 마감처리가 안돼  파손이나 곰팡이가 생긴다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기획상품에 대해서는 소비자가를 낮추기 위해 마감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제품에는 하등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가구시험연구원 관계자는 "마감처리가 안될 경우 곰팡이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마감처리가 안 됐다고 모든 제품이 곰팡이가 스는 것은 아니고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