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없어도 카드론 쓰면 신용등급 '뚝', "10가지만 주의하면 돼"

소액·단기라도 연체 치명적, 카드론 인터넷 대출도 하락 부추겨

2013-09-23     김미경기자
개인신용등급 관리에대한 인식 부족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해  금융거래시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 신용조회회사(이하 CB사)는 금융소비자가 앞으로 1년 내 90일 이상 연체할 가능성을 0~1천점으로 수치화해 1부터 10등급까지 개인신용등급을 매긴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등급이 낮으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쓰거나 대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대출 이자율은 신용등급에 따라 2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신용등급은 연체일수, 연체금액, 연체이력 등에 따라 한꺼번에 여러 단계가 떨어지고 올리는 데는 수개월이 걸려 평소 연체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적은 금액이라도 연체하는 일이 없도록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7원 부족으로 신용등급 5등급이나 깎였어”

서울 마포구 신정동에 사는 최 모(여)씨는 남편의 개인 사업상 필요한 카드 단말기를  자신의 명의로 대여했다. 카드단말기 대여금인 36만원을 할부로 낼 수 있다고 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월 지출을 막고자 저축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았다.

얼마 후 대출금이 빠져나가는 통장에 잔금이 없었는지 대출금 1만1천90원이 납부되지 않았다며 가상계좌번호와 함께 납부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최 씨. 이틀 뒤 가상계좌로 입금 후 정상 처리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달 최 씨는 '신용카드가 대출금 연체로 인해 정지됐다'는 내용과 함께 신용정보회사로부터 신용정보가 하향 조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신용정보회사로 확인해보니 결제일이 2일 늦어지는 바람에 이자로 추가된 7원이 결제되지 않아 연체처리가 되었다는 것.

최 씨는 그로 인해 신용등급이 5등급에서 무려 10등급으로 다섯 등급이나 강등됐다. 최 씨는 신용정보 정정을 위해 저축은행 측으로 공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최 씨는 “7원 때문에 30원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은행 측 입장도 이해할 수 없지만 고작 7원 때문에 신용정보가 다섯 등급이나 하향 조정된 것은 너무 어이없다”며 답답함을 전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상계좌는 안내받은 당일에 한한 것으로 연체할 경우 하루분의 이자가 부과된다. 따라서 연체가 단돈 1원이어도 장기 연체할 경우 신용등급은 계속 하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카드론 이용했더니 은행 대출 막혔어”

경남 창원시에 사는 김 모(남.28세)씨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신용등급이 안 좋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하거나 공과금을 미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연봉 4천만원 이상의 직장에 다니고 있는 김 씨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알고 보니 H카드와 S카드에서 카드론을 이용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카드론 대출을 받은 이력이 남아있어 신용등급이 매우 낮게 평가돼 있었던 것.

김 씨는 “상담원과 통화 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안내를 받지 못했었다”며 “녹취록 확인을 요청하자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당당한 답변뿐이었다”고 난처해했다.

이어 “카드론 때문에 1금융권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한 안내를 등한시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을 이용한다고 해서 모든 고객이 신용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신용등급 올리기 위한 10계명

개인신용등급 관리를 위해서는 10가지를 꼭 주의해야 한다.

첫째, 연체는 신용등급 평가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소액이더라도 절대 하지 않는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일단 연체가 발생하면 이를 상환하더라도 3~5년간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하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

둘째, 카드비나 통신비처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결제대금은 자동이체를 이용해 연체하지 않도록 한다.

셋째, 연체는 기간이 길수록 신용등급에 불이익을 크므로 오래된 것부터 상환해야 한다.

넷째, 인터넷이나 전화 대출은 연체하지 않더라도 이를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신용 등급이 하락하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다섯째, 과다한 빚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과다채무는 연체위험이 큰 것으로 평가돼 신용등급이 하락하므로 자신의 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대출이나 카드를 이용해야 한다.

여섯째, 대출보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대출보증을 설 경우 주채무자가 연체를 안 해도 보증인의 개인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일곱째, 신용거래실적이 없으면 높은 신용등급을 받지 못하므로 대출이나 카드를 쓰되 연체 없이 잘 관리해야 한다.

여덟째, 주거래 은행을 정해 급여이체, 카드이용대금 결제, 공과금 납부 등 금융거래를 집중하면 은행내부 신용평가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우대금리,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홉째, 주소·이메일·전화번호 등 연락처가 변경되면 즉시 금융회사에 알려야 한다. 이를 게을리하면 청구서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안내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CB사에서 4개월에 1회 제공하는 무료열람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본인의 신용정보 현황을 자주 점검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