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활성제 안전할까? 생활용품에 두루 쓰이지만 성분표시는 암호로...
“계면활성제는 세제나 샴푸, 비누 정도에 쓰이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 아이의 유아용 로션과 치약 아이스크림에도 들어 있네요. 검색해보니 피부 발진이나 기형아 우려가 있다는데 ..걱정이 돼서 지금껏 쓰던 제품 모두 성분 표시 확인해봤는데 이름이 제각기 달라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네요.” (서울 서초구. 이 모 주부)
흔히 계면활성제가 샴푸, 비누, 클렌징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화장품은 물론 아이스크림, 빵 등 식품까지 2만 종이 넘는 제품에 계면활성제가 사용되고 있다. 하루 종일 계면활성제 세상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면활성제는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화학 계면활성제와 식물성 성분에서 추출한 천연 계면활성제로 나뉘며 물과 기름에 대해 친화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물질을 칭하는 것으로 양측을 잘 혼합해 오염물질을 제거할는 물론 고체 입자를 고르게 섞이게 하는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일정 농도 이하 사용 시 부작용은 없다'는 업계나 관련 부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화학 계면활성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수그러 들지 않는다. '오가닉', '천연'을 강조한 제품이 시장에 줄줄이 출시될수록 상대적으로 화학 성분에 대한 거부감은 더 높아진다.
유아용품 등에 주로 많이 사용되는 코코베타인, 네츄럴베타인 폴리쿼터, 글루카베이트, 코룸 등 천연 계면활성제 역시 100%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정 성분에 대한 알러지 반응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비싸고 친환경 성분이 들었다고 해서 자극이 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 실제로 천연 계면활성제를 사용한 소비자 가운데서도 피부트러블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국 안전성 여부를 떠나 제품 성분 확인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화장품의 경우 2008년부터 전성분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수많은 성분 중 계면활성제을 찾기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식약처뿐 아니라 사설업체에서도 화장품 유해성분을 검색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복잡한 영문으로 기재되어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 핸드 로션에 사용된 계면활성제 성분. 일일이 검색하지 않는 한 수십가지의 성분 중 찾기 쉽지 않다.
더욱이 리니어 알킬벤젠 슬포산 나트륨(LAS), 알파 슬포산 나트륨(AS), 알킬 에테르 유산에스테르 나트륨(AES), 폴리옥시에킬알길에테르염(POE), 라리울 황산염, 황산염 등 해외수입제품의 경우 무려 3000여개가 넘는 다양한 합성 화학 계면활성제가 목적에 따라 조합돼 사용되는 탓에 전성분 표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화장품의 맛과 향을 증진시키는 감미제나 풍미제, 변색 및 부식방지제, 결함제 등 다양한 성분들과 이름이 유사해 전성분에 표시된 수많은 성분 중에 계면활성제를 찾아내기란 '모래밭에서 바늘찾기' 수준이다.
그마나 화장품의 경우 제품에 표시된 성분을 일일이 검색해 확인해 볼 수 있지만 세제나 치약의 경우 표시 의무조차 없다.
컨슈머리서치의 최현숙 대표는 “화학/천연과 상관 없이 개인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구입 전 화장품 성분을 꼼꼼히 챙기는 습관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