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고위 임원 7% 감소…'고려대 전성시대' 저물어

2013-09-25     김미경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미경 기자] 지난 1년 새 4대 금융그룹 산하 44개 금융사의 부사장·부행장급 이상 고위 임원이 7% 줄어들고, 지난 정권에서 위세를 떨쳤던 고려대 인맥이 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지방대와 고졸 출신은 약진했다.

25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최근 인사를 완료한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그룹 산하 44개 금융사의 부사장·부행장급 이상 임원 현황을 집계한 결과 작년 6월말 총 127명에서 현재(9월24일 기준)는 118명으로 9명(-7.1%)이나 줄었다. 금융 불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금융사들이 임원 군살빼기에 돌입한 것이다.


고위 임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금융사는 KB금융그룹으로 작년 29명에서 23명으로 6명(-20.7%)이나 줄었다. 이어 하나금융그룹이 28명에서 25명으로 3명(-10.7%), 우리금융그룹 40명에서 36명으로 4명(-10.0%)이 줄었다. 반대로 신한금융그룹은 유일하게 30명에서 34명으로 4명(13.3%)이 늘어 대조를 이뤘다.


학맥도 큰 변화를 보였다.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경기(수도권) 소재 대학 인맥이 급격히 퇴조한 반면, SKY중에서는 서울대가 유일하게 강세를 보였으며, 지방대와 고졸 출신이 약진했다.

고위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로 총 23명에 달했다. 전체 임원 118명의 19.5%에 해당하는 수준이고 작년 6월에 비해서도 2명이나 늘었다.


고려대 출신은 작년 6월까지 총 20명으로 서울대와 맞먹었지만 올해는 16명만 남았다. 특히 1년 새 퇴임한 고려대 출신 임원은 9명에 달했는데 모두 KB금융과 우리금융 근무자들이었다. 고려대 출신이었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이 퇴진하면서 동반 퇴진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연세대 출신은 12명에서 7명으로 5명이나 줄어 고려대보다 감소폭이 더 컸고, 서울·경기 소재 대학 중 SKY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 출신들도 42명에서 29명으로 13명(-31%)이 줄어드는 부진을 보였다.


반면 지방대 출신은 19명에서 27명으로 무려 8명(42.1%)이나 늘었고, 고졸 출신도 5명에서 9명으로 무려 80%나 늘었다.


4대 금융그룹의 44개 금융사 118명의 고위 임원 전체가 남성이었고, 여성은 단 1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