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이사장에 최경수 낙점…금융기관장은 '모피아'가 대세!

'고소영-영포라인'이 떠난 자리 '모피아'가 채워

2013-09-27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고소영·영포라인'에서 '모피아'로의 대이동!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으로 옛 재정경제부 관료출신인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이 낙점되면서 금융기관장 인선에서 '모피아 바람'이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장을 대부분 재경부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석 중인 3자리와 기관장이 사의를 표명하거나 임기가 만료된 4개 기관의 수장도 모피아 출신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과 우영호 울산과학기술대 테크노경영학부 석좌교수, 장범식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 가운데 최 전 사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최 전 사장은 행정고시 제14회 출신으로 옛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장과 세제실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을 역임하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현대증권 사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대선 때에는 박근혜 대선캠프에서도 활동했다. 지난 6월 김봉수 이사장이 물러난 후 끊임없는 내정설로 논란을 빚으며 표류하던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이 결국은 재무부 출신 관료를 마피아에 빗댄 '모피아' 인사로 종결된 것이다.



문제는 21개 금융 관련 공공기관장 가운데 기관장이 공석 중인 손해보험협회와 보험연구원, 한국거래소를 제외한 18곳 중 14개 기관을 모피아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피아 기관장 14명 중 기술보증기금 김정국 이사장과 코스콤의 우주하 사장이 퇴임할 예정이지만 한국거래소의 최경수 내정자가 노조의 반발을 뚫고 선임이 확정되면 모피아 출신은 1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금융지주를 포함한 29개 기관장 가운데 12개 기관의 수장이 새 정부들어 바뀌거나 바뀔 예정인 가운데 모피아의 출신 인사들이 주요 기관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이 내정됨에 따라 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과 한국예탁결제원 차기 사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의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주하 코스콤 사장은 지난 6월,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이달 초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코스콤과 예탁결제원 차기 사장으로는 거래소 등에 공모했다 탈락한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준정부기관인 한국거래소에 이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후임 인선도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안택수 이사장이 지난 7월16일로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자 공모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2개월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보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 전형을 통과한 8명 가운데 서근우 금융연구원 기획협력실장, 남상덕 전 한국은행 감사, 권의종 전 신보 전무로 후보를 압축하고 이르면 내달 초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들 중 서 실장은 신보 차기 이사장 공모 절차가 있기 전부터 내정설이 불거졌던 터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는 금융감독위원회 자문관, 하나은행 경영관리그룹 부행장,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지냈고 그동안 보험연구원장, 한국은행 부총재보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남상덕 전 감사는 지난해에도 신보 이사장 공모에 지원, 최종 후보 3명에 포함된 바 있다.


기술보증기금도 김정국 이사장이 임기만료를 2개월여 앞두고 지난 6일 사표를 제출해 후임으로 누가 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유력한 후보로 홍영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꼽히고 있다. 그는 행시 25회 출신으로 재무부와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거쳤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도 임기를 1년이나 남겼지만 이달 초 사의를 표명해 후임자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다.


민간단체지만 정책에 영향을 받는 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의 수장 자리도 공석인 상태다.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이 지난달 26일 임기만료로 퇴임했지만 차기 회장 선출이 지연되면서 장상용 부회장의 회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보험개발원도 강영구 원장이 지난 7월 말 임기만료로 퇴임한 이후 2개월째 권흥구 부원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이밖에 오는 11월과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장, 그리고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여부도 주목된다. 

또 임기만료가 내년 8월과 9월인 최종석 한국투자공사 사장과 진영욱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도 임기를 채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 6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장 평가결과 D등급을 받았고, 진 사장은 C등급을 받았다. 특히 진 사장은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돼 새 정부 들어 유달리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 기관장이 대거 물갈이 되는 분위기지만 후보군은 한정돼 있어 모피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