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거치고 첨가물 넣은 혼합음료가 '먹는 샘물'인 척..

휘오제주워터, 병 크기·디자인 샘물과 똑같이 만들고 '화산 암반수'광고

2013-10-07     조윤주 기자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 사는 한 모(여.43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월 초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생수가 알고보니 혼합음료였다며 혼란스러워했다.

평소 생수를 애용해온 그는 저렴한 가격과 제주도 화산암반수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코카콜라음료에서 판매하는 ‘휘오 제주 V워터+’ 2리터짜리 18병을 샀다.

아이들과 함께 마실 제품이라 배송된 생수 라벨을 꼼꼼히 읽어보던 한 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명히 생수 카테고리에서 구매했는데 라벨에는 식품유형이 혼합음료, 성분표도 화산암반수가 아닌 정제수와 함께 첨가물 종류인 탄산수소칼륨이 쓰여 있었던 것.

한 씨는 “‘휘오 제주 V워터+’는 해당 홈페이지에서 ‘자연 정화된 청정수’라고 광고해 누가 봐도 생수라고 알지 않겠느냐”며 “소비자들이 혼합음료를 생수로 오해하지 않도록 제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형마트나 인너넷등에서 먹는 샘물 카테고리로 분류돼 판매하는 생수중에 정수기로 거르고 첨가물을 넣은 혼합음료가 섞여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크게 하고 있다.


일반 먹는 샘물과 같은 매대에서 판매되고 '화산 암반수'등 소비자가 오인할 문구로 광고해 소비자 선택권이 방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혼합음료의 경우 쉽게 확인할 수있도록 눈에 띄게 표기하고 정제 방법등에대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생수는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먹는샘물로 분류되며 암반지하수나 용천수 등 자연 샘물을 먹기에 적합하도록 물리적으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조한 물을 말한다.

반면 혼합음료는 지하수나 수돗물 등을 여과해 만든 정제수에 영양강화제, 알칼리제 등으로 이용되는 탄산수소칼륨 등을 첨가해 만들어진다.  먹는샘물과 비교해 역삼투압, 염소살균 등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 물리적, 화학적 방법으로 살균과 정제 과정을 거친다.

관리 감독 부처도 먹는샘물은 환경부에서 혼합음료는 식약처에서 담당한다.

문제는 이같은 혼합음료가 병 크기나 디자인등 외형적면에서 먹는 샘물과 전혀 차이가 없고 대형마트등에서 먹는 샘물과 같은 매대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고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것.


또 ‘자연 정화된 청정수’, '화산 암반수', '미네랄알칼리수' 등의  광고 문구를 사용해 소비자가 생수로 오인할 수있는 여지도 높다.

코카콜라음료의 ‘휘오 제주V워터’, ‘글라소 스마트워터’와 ㈜예광인터내셔널에서 수입한 ‘유기농 허브워터(라벤더, 진저, 시나몬, 레몬그라스)’, 한국알카리수㈜의 ‘에이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코카콜라음료의 ‘휘오 제주V워터’는 대형마트 먹는샘물 코너에서  판매되며 '제주 화산 암반수'등의 표기로 소비자의 혼란이 가장 많은 제품이다. 


▲ '정화된 제주도 청정수'를 담았다는 광고문구(상) 실제 제품유형.


이에 대해 코카콜라음료 관계자는 “‘휘오 제주 V워터+’는 제주도 화산암반수를 정제해 미네랄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라며 “법적 근거에 따라 혼합음료로 분류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생수 즉 먹는샘물과 다를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에 대한 인식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며 “해당 제품의 광고가 소비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면 직접 공정위에 신고해 사실 확인 등 절차를 거쳐 잘잘못을 따져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매장에 진열상태나 온라인상에 분류 카테고리를 맹신하지 말고 소비자가 직접 제품 성분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생수와 혼합음료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품명이 '먹는 샘물'로 분류되어 있는지, 수원지가 표시되어 있는지를 짚어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업체도 소비자들에게 먹는 샘물이 아니라 혼합음료라는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고 먹는 샘물로 오인할 수있는 광고등을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