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전문가' 중심의 모범적 사외이사 운용으로 주목
재계·학계 비중 70%…관료 20% 불과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재계 8위인 GS그룹(회장 허창수)이 전문성을 갖춘 재계와 학계 출신들을 사외이사로 기용, 모범적인 운영을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재계 출신 사외이사가 전체의 40%를 차지, 30대그룹 평균의 두 배 가까이 됐다.
7일 51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소속된 254개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GS그룹 8개 계열사의 사외이사 27명 가운데 재계가 11명(41%)으로 가장 많았으며 학계가 8명(30%), 언론 2명(7%)이었다. 재계와 학계가 70% 이상을 차지해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관료출신은 6명으로 22.2%에 불과했다. 이는 30대 그룹 평균인 39.4%보다 17.2%포인트 낮은 수치다.
관료출신 중 법조, 세무, 공정위, 감사원 등 이른바 권력기관 출신도 단 3명(11.1%)에 그쳤다.
특히 GS리테일(대표 허승조)은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재계와 학계, 관료 출신이 각기 2명, 언론 출신이 1명을 차지해 분야로 균형을 이뤘다. 이는 유통업체들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맞춰 공정위 등 권력기관 출신을 대거 영입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실제로 이마트(대표 허인철)와 신세계(대표 장재영)는 사외이사 8명 모두를 관료출신으로 꾸렸으며 이중 7명이 4대 권력기관 출신이다. 롯데쇼핑(대표 신헌) 역시 사외이사 5명이 모두 관료출신이며 이중 권력기관 출신이 2명이었다.
유통업체들이 정부의 입김이 강한 내수사업 특성 때문에 바람막이용으로 권력기관출신 사외이사를 많이 기용하는 추세지만 GS리테일만 본래 사외이사제도 취지에 맞게 다양하게 사외이사진을 꾸렸다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상대적으로 가깝다.
실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경우 사외이사 13명 중 11명을 머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정보기술(IT), 식품, 호텔, 광고 등 다양한 업종에서 기업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로 채우고 있다. 또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GE도 존슨앤드존슨의 전 CEO를 비롯해 사외이사 16명을 금융, 에너지, 농기계, 생활용품, 제약, 화장품, 광고, 보험, 금융투자, IT 등 출신으로 꾸리고 있다.
또 GS그룹 사외이사 가운데 재계출신 비중은 30대 그룹 평균인 21%에 비해 2배 가까운 수준이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GS글로벌(대표 정택근)은 이수호 전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등 사외이사 3명이 모두 재계출신이다.
왼쪽부터 이수호 전 LG상사 부회장,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 이경상 전 신세계 이마트부문 사장, 허영호 전 LG이노텍 사장
이 전 부회장은 1978년 LG상사의 전신인 반도상사에 입사해 1997년 사장으로 취임하고 2005년 부회장직으로 퇴사하기까지 무려 27년 동안 상사 부분에서 전문성을 키웠다.
특히 이 전 부회장은 사장 취임 후 개인이 거둔 성과를 확실히 보상하는 파격적인 연봉제를 도입해 ‘프로 상사맨' 집단을 양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실리적 경영스타일로 주목받았다. 2005년도 민간 전문경영자(CEO) 출신으로는 최초로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취임했을 때는 2년 만에 조직 슬림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GS글로벌의 또 다른 사외이사인 안종원 전 동아SF(현 동아원) 부회장은 쌍용자동차 사장 재임 당시 한국경영자총연합회에서 무역부문 최우수 CEO로 선정될 만큼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후 극동유화, 고진모터임포트, 부산 메리어트호텔 등 다양한 기업에서 사장으로 활약했다.
GS글로벌은 또 해외금융전문가인 김영섭 전 한국산업은행 런던지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GS리테일에는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과 이경상 전 신세계 이마트부분 사장 등 한 때 관련 업계에서 시장을 주름잡았던 CEO가 사외이사로 있다.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은 LG전자 부회장으로 재임시 LG전자를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도약을 이끈 인물이다. 특히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재임 시절 초콜릿폰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LG전자를 최고 전성기로 이끌었다.
이경상 전 신세계 이마트부분 사장은 실리경영으로 이마트가 국내 1위 할인점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하는데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전 사장은 이마트가 폭풍적으로 점포를 확장했던 2000년대 초반 당시 회계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회계를 투명화시키고 업계 최초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여 신세계의 신용등급을 매년 상향시켰다.
GS건설(대표 임병용)에는 LG그룹에서 10년 넘게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던 허영호 전 LG이노텍 사장이 사외이사로 있다.
현장 경험을 중요시해 입사 때부터 공장근무를 자원했던 허 전 사장은 2002년 LG이노텍 사장 취임이후 특유의 헝그리 정신으로 IMF를 극복하고 LG이노텍을 9년만에 세계 10위권 전자부품 기업으로 진입시킨 인물이다.
이밖에 삼양통상(대표 허남각)에 컨설팅 전문가인 이선호 전 상지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가, 코스모신소재(대표 김재명)에 김익성 전 삼성종합기술원 수석연구원과 정지용 전 대우증권 재경본부 상무가, 코스모화학(대표 백재현)에 조종길 솔로몬저축은행 이사와 백홍욱 씨티크레딧서비스신용정보 사장이 재계출신 사외이사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