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6년 연속 흑자 달성…현대차그룹 숙원 해결
2013-10-11 김건우 기자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 14조1천464억 원, 영업이익 8천718억 원을 기록했다. 박 부회장 취임 당시인 2006년에 비해 매출은 130%, 영업이익은 35% 증가했다.
박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을 맡은 2007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1% 증가한 7천148억 원을 기록했고 재임 2년만인 2008년에는 85%나 급증한 1조3천239억 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률을 11.8%까지 끌어올렸다. 2009년에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지만, 2010년에는 1조807억 원으로 회복했고,2011년에는 1조3천42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철강 공급과잉과 경기침체가 겹치며 영업이익이 8천718억 원으로 감소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과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스틸, 2위인 안강스틸 등이 손실을 입은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뛰어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29개 철강사 평균 4.8%보다는 1.4%포인트 높았다.
이같은 흑자 경영의 배경으로는 극심한 침체에 민첩하게 대처한 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꼽힌다. 박 부회장은 “덩치보다는 체질이 강해야 계속해서 생존할 수 있다"며 "작은 부분이라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체질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08년 이후 세계 철강시장에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대량 유입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박 부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수입재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장 많이 유입되는 중국산 제품을 중심으로 대응재를 생산하고, 이를 국내 시장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급해 수입을 대체한 것이다.
또 ‘원료→철강소재→자동차→원료’의 순환구조를 정착해 그룹내 시너지 증가와 원가절감에도 힘을 썼다. 현대차 시트공장장, 기아차 자재본부장, 구매총괄본부 부사장을 거친 ‘구매통’으로 불리는 박 부회장의 경력이 이같은 시스템 정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박 부회장은 현대제철(당시 INI스틸)이 2007년 1기 고로 착공을 시작하면서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 완성의 시작 단계부터 수장 역할을 해왔다. 이어 올 9월 3기 고로체제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동시에 그룹 핵심인 현대·기아차에 자동차용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도 완성해가고 있다.
박 부회장은 “현대제철의 목표는 세계 최대 철강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최고 품질과 서비스 추구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계 최고의 고객 중심 철강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라는 말로 품질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는 내수시장 위상 강화와 해외 신시장 개철, 고품질 저원가 체제의 고수익 사업구조로 개선, 제철사업 역량 강화를 경영방침으로 세워 3기 고로체제 이후의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박 부회장은 용산고등학교와 한양대 금속공학과를 졸업, 1975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1997년 11월 현대차 시트공장장으로 자리했다. 이후 2000년 12월 기아차 자재본부장(전무), 2006년 현대다이모스 사장을 거쳐 같은 해 12월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1년 뒤인 2008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재 7년째 현대제철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