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로 광고하는 물티슈, 변기에 버렸다가 화장실 오물 덮혀
2013-10-23 문지혜 기자
최근 출시된 화장실용 물티슈를 광고대로 사용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업체 측은 “새로운 콘셉트 제품이다 보니 의도치 않게 소비자들의 혼동을 줄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시정을 약속했다.
23일 서울 동작구에 사는 정 모(여.23세)씨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9월 초 새로 나온 화장실용 물티슈를 구입했다.
그동안 그냥 휴지로 뒤처리를 하기엔 아쉽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는 비데는 왠지 찜찜하다고 생각했던 차에 올해 초 출시돼 입소문을 타고 있는 마이비데 제품을 써보기로 한 것.
정 씨는 물에 '잘 풀리는 원단을 사용해 변기에 바로 버릴 수 있다'는 제품 설명대로 사용 후 제품을 변기에 버린 뒤 물을 내렸다. 하지만 대여섯 번도 채 사용하지 않아 변기가 막혔고 역류한 물이 화장실 문턱까지 차올라 손을 쓸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변기 수리를 마친 수리공은 "물티슈가 꽉 막혀 고장이 났다. 앞으로 이 물티슈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제조사 고객센터의 답변. 물에 잘 풀리는 제품이 아니라 물에 잘 내려가는 제품이라는 것. 그러나 수압이 낮은 변기에 사용했을 때 막힐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포장뿐 아니라 홈페이지까지 뒤져봤지만 ‘잘 풀린다’고만 안내하고 있을 뿐 수압이 약하면 막힐 수 있다는 경고 문구는 찾을 수 없었다는 정 씨.
“그런 유의사항을 찾을 수 없다”고 고객센터에 다시 항의하자 “최근 출시된 제품은 안내를 하고 있으나 초기 제품에는 표기가 안 돼 있다”고 말을 바꿨다.
정 씨는 “잘 풀리는 물티슈라고 광고해 변기에 버리면 잘 녹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허위 광고였다”며 “초기 출시 제품만 경고 문구가 없다고 했으나 9월 초에 구입한 제품에도 쓰여있지 않은 것을 볼 때 제대로 안내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물티슈는 국제부직포학회 평가방법에 따라 공인 받은 특수 공법을 사용해 변기에 버리면 수압에 의해 흘려보낼 수 있도록 하는 원단으로 제작했다”며 “해당 고객에게는 화장실마다 배관 상태, 수압 등으로 인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드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품 설명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제품과 홈페이지 광고를 교체하고 있으나 반영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