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시계업체 진흙탕 싸움에 소비자들만 골탕
2013-10-29 문지혜 기자
루이까또즈 한국지사와 라이센스 업체 간 계약을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서로 AS 책임을 떠넘겨 소비자만 혼란을 겪고 있는 것. 본사 측은 뒤늦게 AS업체를 따로 선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9일 인천 부평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명품 시계를 구입한 지 2년 만에 찬밥 취급을 당했다”며 황당한 심경을 전했다.
이 씨는 지난 2011년 겨울 무렵 루이까또즈 브랜드 시계를 15만원 가량에 구입했다. 비싼 가격에 처음엔 망설였지만 그만큼 AS 등도 확실할 것이란 생각에 구매를 결정했다.
하지만 2년 뒤인 지난 9월 막상 시계줄이 낡아 AS를 받으려고 하자 상황이 뒤죽박죽 돼 버렸다. 처음 구입한 매장이 문을 닫아 인터넷을 뒤져 어렵게 본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시계업체(크리스찬 모드)에 문의하자 “계약이 끝나 AS를 해줄 수 없다. 우리는 이제 모르는 일이니 본사와 연락하라”며 불친절하게 전화를 끊었다.
기분이 상한 이 씨가 본사에도 문의했지만 무책임한 태도는 마찬가지였다. 이리저리 전화를 돌리더니 “원래 시계를 제작했던 라이센스 업체에서 AS까지 하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갑자기 이를 거부해 본사도 방법이 없다”고 AS업체 측에 다시 책임을 떠넘긴 것.
거듭 항의하자 그제야 “AS업체를 선정하게 되면 연락하겠다”며 휴대전화 번호를 남기라고 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이 씨는 “인터넷에 찾아보니 한 달동안 감감무소식이라 소비자들이 알아서 사설업체를 찾아 수리를 하고 있더라”라며 “브랜드를 믿고 비싼 가격에 명품을 구입한 것인데, 무조건 AS가 불가하다고 하니 화가 나는 것을 넘어 황당할 지경”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에 대해 루이까또즈 코리아 관계자는 라이센스 업체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라이센스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제조뿐 아니라 수리까지 담당하기로 했는데 해당 업체가 본사에서 지급하는 가죽을 빼돌려 지난 2011년 12월 31일 계약이 파기됐으며 이로 인해 소송까지 가게 되자 2013년 9월 1일부터 일방적으로 AS를 거부했다는 것이 본사 측의 설명.
급하게 AS업체를 따로 선정하는 등 대처에 나섰으나 시계와 관련된 모든 것을 공정을 라이센스 업체가 가지고 공개하지 않고 있어 본사도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
관계자는 “10월 중순 AS업체를 선정한 뒤 순차적으로 고객들에게 연락하고 있으며, 해당 고객의 경우 처리가 지연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해당 업체와의 문제나 AS를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씨는 “어째서 본사와 업체끼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소비자가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