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대형마트 꽃게 상자 속에서 동물 배설물이 나왔다면?
2013-11-05 문지혜 기자
부산시 북구에 사는 최 모(남)씨도 최근 이물의 성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업체 측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 10월 21일 최 씨는 코스트코에서 톱밥과 함께 포장된 안흥생물꽃게 1상자(15마리)를 약 3만 원에 구입했다. 꽃게철인데다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다는 말에 많은 양을 구입해서 그날 저녁 꽃게 요리를 함께 먹었다.
다음날 저녁 종이상자 아래쪽에 있는 꽃게의 상태를 보기 위해 톱밥을 뒤적거리던 최 씨는 깜짝 놀랐다. 톱밥 안에 동물의 배설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한 주먹 가까이 들어있었기 때문.
동물의 배설물에 기생충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겁한 최 씨는 임신 8개월인 아내와 태아에게 악역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 싶어 서둘러 코스트코 고객센터에 항의했다.
상담원은 사과는 커녕 못 믿겠다는 듯이 여러 차례 되물은 뒤 “수산물 코너에 확인해본 뒤 담당자에게 연락하라고 하겠다. 하지만 환불 정도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해 화를 돋웠다.
화를 꾹꾹 눌러 참고 다음날 배설물을 가지고 코스트코를 방문했다. 담당 매니저는 “동물의 배설물이 확실하다”며 “이물질을 본사에 보내 검사하고 톱밥 회사 등에 확인할테니 3일의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다.
끝내 최 씨의 분노가 폭발한 것은 이틀 뒤인 25일. 톱밥 회사 대표이사와 담당 매니저를 만난 최 씨 부부는 코스트코로부터 농락당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담당 매니저가 말하길, 자신들이 식약처 산하 검사기관에 의뢰했지만 톱밥과 이물질이 뒤섞여 있어 배설물인지 흙인지 검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으며 이후 인근에 있는 동물병원 수의사에게 확인한 결과 동물의 배설물이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다는 것.
화가 난 최 씨가 직접 식약처에 검사를 의뢰하겠다며 이물질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거의 다 부서진 흙덩어리로 이물을 슬쩍 바꿔치기했다는 의심까지 들었다.
최 씨가 의심된다는 말을 꺼내자 담당 매니저는 “그렇게 치면 우리도 배설물이 꽃게에서 나왔다는 것을 어떻게 믿겠냐”고 되받아쳤다.
최 씨는 “동물의 배설물이 나온 것도 모자라 소비자를 블랙컨슈머 취급하는 코스트코의 뻔뻔한 태도에 어이가 없다”며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했어도 업체 측이 말을 바꾸고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면 꼼짝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코스트코 관계자는 “육안으로 봤을 때 동물의 배설물로 보였던 것은 사실이나 확인 과정에서 배설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져 그렇게 설명한 것이지 절대 말을 바꾸거나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다”라며 “식약처와 구청의 조사를 받은 뒤 정확하게 유입 경로를 파악하고 개선 및 보상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