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나쁘면 보일러 부품 수명 짧아져? 수리비 먹는 하마

2013-11-09     전덕수 기자

반복적으로 고장을 일으키는 보일러 부품을 두고 제조사와 소비자가 의견차를 보였다.

해당 부품의 초기 불량이 의심스럽다는 소비자의 주장에 제조사 측은 소모품으로 수질 등 사용 환경에 따라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경북 경주에서 교회 관리일을 하는 이 모(남)씨. 매 년 겨울마다 보일러 난방을 하지만 반짝 추운 3~4개월만 가동한다.

처음 보일러가 고장 난 것은 4년 전으로 사용한 지 3년 쯤 되던 해였다. 건물이 크다 보니 10대의 보일러를 동시 가동했는데 그 중 몇 개의 보일러가 연거푸 고장났다.

수리기사는 "온수나 난방을 컨트롤하는 부품인 삼방변이 고장난 것"이라고 진단 후 수리비로 6만원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그 후 매 년 몇 대 씩 한꺼번에 고장났고 그때마다 고장부위는 모두 '삼방변'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이 씨는 매 번 삼방변만 고장 나는 이유가 있냐고 물었고 "삼방변은 교체 주기가 잦은 소모품이다. 특히 이 곳은 수돗물의 수질이 좋지 않아 더 자주 고장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말 또 다시 삼방변 고장으로 수리비 7만 원을 지불하게 된 이 씨는 기본적인 제품 하자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입장.

이 씨는 "4년 동안 삼방변 교체만 10번이다. 아무리 소모품이라고 해도 겨울 동안 난방을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데 이렇게 잦은 교체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에 대해 롯데기공 담당자는 “삼방변이란 소모품으로 내부에서 온수와 난방을 선택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이라며 “배관 부식에 따른 이물질 반입 등으로 보일러 내부와 수질이 지속 오염될 경우 보일러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의 보일러가 특별히 자주 고장나는 거라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확인해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관련업체 관계자는 “삼방변은 주위환경이나 사용횟수에 따라 노후정도가 다르지만 소모품으로 보진 않는다”며 “매년 삼방변만 지속적으로 고장이 난다면 뭔가 다른 특별한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전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