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한 티몬 시크릿박스, 수백명 반품 소동

2013-11-20     문지혜 기자
국내 대형 소셜커머스에서 빼빼로데이를 기념해 진행한 이벤트성 제품이 허위 과장광고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백명의 민원이 쏟아지자 업체 측은 뒤늦게 모두 반품 조치를 하겠다고 나섰으나 판매자가 중간에 반품 거부를 선언하는 등 후속조치마저 우왕좌왕해 소비자의 혼란을 더했다.

20일 서울 성동구에 사는 최 모(남)씨는 “티몬과 해당 판매자가 말도 안 되는 허위 과장광고를 해 제품을 산 4천 명의 소비자를 우롱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최 씨는 지난 11월 3일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에서 빼빼로데이 기념 시크릿박스를 1만9천 원에 구입했다. 빼빼로데이를 맞이해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시크릿박스는 이름 그대로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가보다 저렴하게 파는 형태로 깜짝선물을 받는 기분이 들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시크릿박스는 명품 화장품과 명품 향수 등 최소 9만8천 원에서 최대 24만9천 원에 해당하는 5가지 제품과 빼빼로를 92%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광고했다.

최 씨는 다른 소비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문의게시판에 15만 원 상당의 고급 스킨을 받았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여자친구에게 좋은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시크릿박스를 받고 내용물을 살펴보니 브랜드를 알 수 없는 립글로즈와 유통기한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스킨·로션, 빼빼로 뿐이었고 명품 화장품 다섯 가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아무리 최저가인 9만8천 원짜리가 왔다고 생각하고 계산을 해봐도 구성 자체가 기가 막혔다고.

최 씨가 제품이 설명과 다르다고 지적하며 반품을 요구하자 티몬 측은 시크릿박스의 특성상 원하지 않은 제품이 들어있을 수는 있으나 환불이 안 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구성도 다르고 제품 유통기한도 문제가 있다고 여러 차례 항의하자 소비자 단순 변심이라며 왕복 택배비를 요구했다.

일단 반품 요청을 한 뒤 다시 문의게시판을 확인하니 많은 사람들이 최 씨와 같이 제대로 된 상품을 받지 못해 항의하고 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블로그와 까페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모임을 만들 정도였다. 그곳에는 최 씨와 마찬가지로 배송된 시크릿박스에 실망해 반품을 요청하는 100여 명의 피해자가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최 씨는 “티몬 측이 제품 광고와 다른 제품을 4천 개나 팔아치운 뒤 소비자의 불만이나 반품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맨 처음 고급 화장품을 받았다는 문의게시판 글도 판매자의 아이디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황당해 했다.

이어 “소비자고발센터와 한국소비자원, 공정위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압박하자 뒤늦게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으나 공지가 올라온 다음날 환불 보류라는 문자메시지가 오기도 했다”며 “이게 대체 대형 소셜커머스 업체의 일처리라니 어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판매자와 처음 계약을 진행할 때 일부 배송 상품에 대해 가격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불만을 반영해 제품을 일부 사용했더라도 왕복 배송비 없이 100% 환불이 가능하도록 처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일부 소비자에게 환불 보류 문자메시지가 간 것에 대해서는 “판매자가 손해보는 금액이 크다보니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는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티몬 측에서 일괄적으로 환불하도록 처리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